중고 그랜저도 울고 갈 우리 아들 첫 차, 알고 보니…

백화점마다 명품 브랜드 키즈점 입점 봇물
680만원 유모차도 대기만 한달
외자녀 퍼주는 ‘MZ세대 부모’ 영향

2030 젊은 엄마∙아빠는 물론 이모, 삼촌까지 줄 서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아동 명품 매장입니다. 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늘어났고 출산율 저하로 ‘골드키즈(부모의 아낌없는 투자로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키워지는 외동의 자녀)’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아동 명품 제품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습니다. 600만원이 넘는 디올 유모차, 100만원이 넘는 턱받이지만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죠. 디올 오블리크 패턴이 새겨진 유모차는 680만원입니다.

준대형 차량으로 분류되는 그랜저 2012년식 중고차 가격에 맞먹는 가격이지만, 대기하는 데만 한 달 이상이 걸립니다. 해외에서 한정된 수량만 들어오기 때문에 웨이팅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예약한 후에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죠.

인기 있는 아동 명품 제품은 유모차뿐이 아닙니다. 턱받이, 목욕 타올, 워시클로스로 구성된 Passe-Passe 에르메스 베이비 기프트 세트는 110만원이 넘는데요, 이 역시 대부분의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100% 캐시미어로 만든 에르메스 말 인형은 156만원입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아동 명품 매출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백화점, 아동 명품 매출 증가에 매장 확장

아동 명품 매출 증가는 국내 백화점 3사 자료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자료를 보면 2021년 전체 아동 장르 매출은 전년보다 25% 성장했습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수입 아동 매출은 32.4% 늘었죠. 이는 전체 신장률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롯데백화점도 2022년 3~4월 명품 아동복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4월 명품 아동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백화점들은 명품 아동복 브랜드 확장에 나섰습니다.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곳은 신세계백화점입니다. 신세계는 2022년 3월 강남점에 베이비디올 1호점을 열었습니다. 강남점 베이비디올은 당초 예상보다 일찍 30% 이상 초과 매출을 달성하며 젊은 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에 이어 4월 부산 센텀시티점에 베이비디올 2호점을 열었습니다. 강남점에는 지방시 키즈, 펜디 키즈 등도 입점해있습니다. 또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서는 몽클레르앙팡, 버버리칠드런 등 명품 브랜드의 키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0년 압구정본점 지하 2층을 리뉴얼해 아동 명품을 강화했습니다. 펜디키즈, 리틀그라운, 매직에디션 등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추가로 지방시 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 아동용 명품을 추가로 입점시켰습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명품 소비에 익숙한 MZ세대 부모가 자녀를 위해 명품을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며 “아동관 리뉴얼과 아동 명품·수입의류 브랜드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동탄점, 잠실점에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CuiCui)’를 운영 중입니다. 젊은 부모층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인 발렌시아가 키즈, 끌로에 키즈, 오프화이트 키즈, 마르지엘라 키즈가 국내 최초로 입점돼 있죠. 2021년 말에는 스톤아일랜드 키즈도 들여왔습니다.

◇매장뿐 아니라 편의시설도 확대

백화점업계는 명품 아동복 매장 입점뿐 아니라 아이들과의 편안한 쇼핑을 돕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점 유아동 전문관에 749㎡ 면적의 키즈카페를 만들었습니다. 소파와 테이블로 꾸민 유아 휴게실과 부모들이 아이들의 이유식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이유식 카페도 설치했습니다. 잠실 롯데몰 월드점은 2022년 3월부터 영어유치원 ‘크레버스 키즈’ 1호점의 문도 열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은 ‘신세계 넥스페리움(Nexperium)’을 만들었습니다. 신세계 넥스페리움은 신세계백화점이 카이스트 연구진과 손잡고 만든 에듀테인먼트 과학관입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놀이를 통해 인공지능, 로봇 등의 분야를 직접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쁘띠 플래닛’을 구비한 점포를 늘리고 있습니다. 쁘띠 플래닛은 유아동 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아이들이 뛰어놀며 즐길 수 있는 놀거리를 마련한 공간입니다. 더현대 서울에는 ‘플레이 인 더 박스(Play in the box)’ 매장을 두고 아이들이 유튜브 영상 촬영 등을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명품 경험 많은 젊은 부모, 외동에 아낌없이 퍼줘

아동 명품 매출 상승 현상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명품 구매 경험이 많은 젊은 층이 부모가 된 것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이었던 MZ세대가 자신의 자녀를 위해서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 구매 연령층이 젊어졌다”며 “본인을 위해 명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그들 자녀에게도 아낌없이 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요즘 젊은 부모들에게는 외자녀가 많은데, 외동인 만큼 더 잘해주려는 것 같다”며 “부모뿐 아니라 주변 이모나 삼촌들도 같은 심리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2021년 4분기에 태어난 아이 10명 중 6명은 첫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를 한 명만 낳아 기르는 문화가 확산한 것이죠. 2월 27일 통계청 인구동향 조사 결과 2021년 4분기 출생아 중 첫째로 태어난 아이는 전체의 58.8%에 달했습니다. 해당 통계를 분기별로 공표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2015년 1분기 51.7%에 그쳤던 첫째 비중은 해마다 늘어 2021년 1분기 55.9%, 2분기 55.8%, 3분기 56.8%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2021년 4분기 셋째 이상의 비율은 7.8%였습니다.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8%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2015년 1분기(9.7%)와 비교하면 1.9% 포인트나 낮아진 수치입니다. 둘째 비중 역시 2015년 1분기 38.6%에서 하락세를 이어왔고, 지난해 4분기 33.4%까지 떨어졌습니다.

◇유행에 뒤처질까 무리하는 부모들도

국내 아동 명품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무리하면서까지 ‘명품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부모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5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이하나(가명·34) 씨는 “가격이 얼마든 아이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하나씩 입고 있다. 우리 아이만 유행에 뒤처지는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작년 겨울 명품 패딩을 사입혔다. 앞으로도 필요할 텐데 가격이 부담스러워 언제까지 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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