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비상상황? 길거리 버스들이 매일 비상등을 켜고 다니는 이유

방향지시등 키고 차로변경하는 모습 / 국제신문

대중교통의 종류에는 몇 가지가 있지만 어느 지역이든지 다 있는 것은 버스가 유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대중교통 수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도 버스는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종종 버스가 다니는 모습을 보면 다른 차에 비해 유독 비상등을 자주 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차로 변경할 때 방향지시등 대신 비상등을 사용하며, 그 외 상황에서도 비상등을 켜는 경우가 있어 뒤따르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왜 켜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말 그대로
비상시에 켜는 등화

우선 비상등의 용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 보자. 기본적인 개념은 말 그대로 비상시에 켜는 등화다. 자신의 차에 무엇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 차량에 비상 상황임을 신속하게 전파하는 것이다.

자신의 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외에 정체 등 모종의 사유로 급정지할 때 뒤차에 이를 알리기 위해서도 사용하며, 응급환자 이송 등 긴급 운행 시에도 비상등을 켜며 자신이 어디선가 오는 긴급차량을 인식했다는 의미로 비상등을 켜 전달하기도 한다. 인식 의사 표현 후 비킬 때는 방향지시등을 활용한다. 여기까지는 공통으로 ‘비상’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기본적인 사용법이다.

비상 상황 외에
다양한 이유로 켜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비상 상황 외 다양한 이유로 켜기도 한다. 전 세계 많은 나라 중 이렇게 다양한 용도로 비상등을 사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특히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비상등 켜면 정말 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도우러 온다.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다른 나라에서 운전할 때는 말 그대로 비상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비상 상황 외 국내에서 비상등을 활용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저속 운행이다. 특히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에서 제한속도 대비 저속으로 오래 운행하는 것은 전체적인 차량 흐름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도 무거운 화물이 많은 등 필요에 의해 저속 운행을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이때 비상등을 켜 ‘저속 운행 중이니 추월해가세요’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물론 끝 차로에서 저속 운행하는 것이 매너다.

볼일이 생겼는데 차를 세워둘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도로변에 정차할 때 비상등을 켜 정차할 것임을, 혹은 정차 중임을 알린다. 비상등을 켜지 않으면 저 차가 움직이는 것인지, 서 있는 것인지 알기 애매하다. 물론 이 때문에 차로 하나가 감소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으니 되도록 정차가 가능한 구역에서 하자. 특히 정차 금지구역에서는 과태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폭우 등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도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알리기 위해 비상등을 사용하는데, 추천하지 않는 사용방법이다. 비상등을 켜고 있으면 방향지시등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차로 변경 시 위험할 수 있다. 전조등과 안개등을 켜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알릴 수 있기 때문에 방향지시등 사용을 위해 비상등은 되도록 사용하지 말자. 그 외에 후진이나 고마움의 표현, 미안함의 표현으로도 활용한다.

차로변경중인 버스 / KBS

방향지시등 대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다른 차에 비해 버스는 유독 비상등을 자주 켠다. 어떻게 보면 365일 매일 비상 상황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버스 기사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방향지시등 대용으로 비상등을 많이 사용한다.

방향지시등이라는 용도에 맞는 기능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왜 비상등을 항상 키고 차로 변경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버스 기사는 이 이유에 대해 방향지시등 켜는 게 불편해서 비상등을 켠다고 말한다.

버스 운행 모습 / JTBC

정말 그럴까? 버스의 방향지시등은 다른 차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 좌측 레버를 조작해 사용하며, 비상등은 스티어링 휠 우측 레버를 조작해 사용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스티어링 휠 왼쪽 레버, 오른쪽 레버의 차이만 있을 뿐인데, 방향지시등은 불편하고 비상등은 편하다고 한다.

거기다가 글씨를 쓰는 것이라면 몰라도, 레버 조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라서 오른손잡이라는 이유도 소용이 없다. 불편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닌데, 레버 조작을 불편해한다면 스티어링 휠 돌리면서 페달 밟고, 변속하고, 주변 상황까지 확인하는 복합적인 행동, 즉 운전은 정말 불편해서 어떻게 할까?

버스 운행 모습 / 한국일보

특히 뒤따라오는 차 입장에서는 저 버스가 어떻게 이동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좌로 갈 거면 좌측, 우로 갈 거면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되는데, 양쪽 다 켜져 있으니 알 방법이 없다. 도로에서 버스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비상등 보고 맞춰야 한다니 황당할 따름이다.

정류장에 정차할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긴 하지만 그래도 비상등보다는 방향지시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류장에 정차 및 출발하는 과정에서 차로변경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다 의미도 더 직관적이다. 우측 방향지시등은 버스정류장 정차, 좌측 방향지시등은 버스정류장 출발이라는 것은 웬만한 운전자라면 다 알고 있다.

버스 신호위반 / 경기일보

교통법규 위반할때
비상등을 많이 사용한다

교통법규 위반할 때, 특히 신호 위반할 때 비상등을 많이 사용한다. 이때 보면 ‘나 위반할 거니깐 조심해라’라는 의미를 담은 것 같다.

버스의 신호위반이 잦은 것은 배차간격이 정해져 있으며, 몇몇 지역의 경우 운행 시간이 정해져 있어 이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호위반은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데다 버스는 대형 시내 기준으로 공차중량이 15톤 정도로 매우 무거워 스치기만 해도 피해가 클 수 있으니 신호는 반드시 준수하자.

버스차고지 / 파이낸셜뉴스

영업운행이 아닌 상황에서
노선버스를 운행할 때

노선버스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영업 운행이 아닌 상황에서 버스를 운행해야 할 때 비상등을 켠다. 대표적인 경우로 공차 회송이 있다. 몇몇 노선들을 보면 기점이나 종점 중 어느 한쪽에도 버스 차고지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노선은 운행 시작과 종료할 때 차고지에서 기점 사이 이동이 필수적이다.

이때 차고지에서 기점 사이 구간은 정식 인가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승객을 태울 수 없는데, 이때 영업 운행 중이 아님을 표현하기 위해 비상등을 켜고 움직인다. 그 외에 천연가스 충전소가 차고지 외 다른 곳에 있을 때, 그리고 차고지 내 정비소 외 다른 정비소를 이용해야 할 때도 해당한다. 다만 차로변경 시 취약점으로 인해 비상등보다는 LED 행선 판이나 별도의 팻말 등을 통해 공차 회송 중임을 알리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유도하고 있다.

버스 운행 모습 / 중앙일보

비상등은
적합한 상황에서만

도로는 나 혼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여럿이서 함께 사용하는 만큼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소통이 잘 돼야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듯 비상등을 남용하는 행위는 다른 운전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버스뿐만 아니라 화물차나 일반 승용차도 마찬가지다. 모든 기능에는 그에 맞는 역할이 있는 만큼 역할에 맞게 기능을 사용해야 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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