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만…” 서핑에 푹 빠져 대기업 퇴사하고 양양에 눌러앉은 사연

대기업 잘 다니다가 서핑에 빠졌다. 10년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양양으로 내려와 서핑학교를 차렸다. 서핑이 이렇게나 무서운 취미였다니…. 주변에서 서핑 때문에 본업을 바꾸고 삶의 터전을 옮겼다는 사례를 심심찮게 목격한다. 그런 사람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마치 득도라도 한 것처럼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는 거다. 양양에서 만난 김나리 이사장도 그랬다. 잠깐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양양에 왔는데 벌써 6년째 서핑학교를 운영 중이다.

서프시티협동조합 제공

서핑을 하면서 얻는 에너지가 컸어요. 양양으로 매주 서핑을 하러 왔었죠. 2017년 3월에 퇴사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지금까지 서핑학교를 운영하고 있더라고요.김나리 양양 서프시티협동조합 이사장

김나리(40)씨는 양양 서프시티협동조합 이사장이다. 2017년부터 서핑 교육을 시작해 누적 강습생 5000명을 돌파한 서프시티협동조합은 2019년엔 강원도 (예비)사회적기업, 2020년엔 문호체육관광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고 2021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Q​ 서핑학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A우선 서프시티협동조합 설명부터 할게요. 서프시티협동조합은 서핑하러 양양에 왔다가 눌러앉게 된 사람들이 창립한 단체입니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어요. 이게 발전을 거듭하면서 교육 콘텐츠를 만들자는 목표가 생겼고 서핑학교라고 이름 지으면서 서핑 교육, 강습을 진행하고 습니다. 현재 총 12명 서프버디가 조합에서 일하고 있어요.

Q서핑의 매력은 무엇인지.

A서핑은 전 세계 195개국 이상에서 즐기는 취미 활동입니다. 현재 전 세계 서핑인구는 35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특히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역에서 급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가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기준 서핑인구는 100만 명 정도인데 5년 사이에 1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2020년 대한서핑협회가 대한체육회에도 등록되고 국내 첫 서핑 프로리그도 출범했어요. 서핑은 해양치유의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핑은 스포츠이면서 문화이고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예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계절 스포츠가 서핑이죠. 서퍼들은 환경운동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바다 사용료’ 명목으로 바다에서 쓰레기 3개 이상 주어오는 행동강령이 있을 정도예요. 비치 파티도 서핑문화 중 하나죠.

서핑은 해양치유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해수, 모래, 해산물 등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이용한 치료방법이다. 파도소리는 백색 소음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고 바닷바람을 맞으면 신진대사를 증가시키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퇴역군인들이 치유 목적으로 서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서프시티협동조합 제공

Q양양이 왜 서핑으로 유명한가요?

A강원도 동해안은 고성부터 삼척까지 해안선이 쭉 펼쳐져 있는데, 해안선 길이로 따지면 고성이 제일 크고 양양이 네 번째예요. 서핑 인구는 고성과 양양으로 몰리는데 고성은 군사지역 때문에 제약이 많지만 양양은 제약이 점점 풀리는 추세입니다. 양양 기사문해변의 경우 겨울 서핑 성지인데요. 2m 이상 되는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면 국내 바다가 아닌 것 같아요. 서핑은 파도가 중요합니다. 여름에는 남서풍이 불어서 제주나 부산 파도가 크고 좋고 가을부터는 북동풍이 불어서 동해안 파도가 좋죠. 부산은 서핑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 숫자가 몇 개 안 돼요. 해운대 같은 경우도 여름에는 서핑을 못 해요. 양양은 해변이 워낙 많고 사계절 내내 파도를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프시티협동조합 제공

김나리씨는 양양에서 2015년 처음 서핑을 시작했다. 당시 죽도해변에 주말 서핑 인구가 5명이었는데 지금은 겨울에도 200명 이상 모여 서핑을 한다. 김나리씨는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양양의 경우 남쪽 해변에서 서핑이 시작돼 점차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현재 양양군 내 21개 해수욕장에서 모두 서핑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몰리는 여름에는 수영과 서핑 권역을 나눠 해수욕장을 운영한다. “서핑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데 5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양양은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서핑에 대한 이해도가 높죠. 서핑 산업, 문화를 선도하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서프시티협동조합 제공

Q양양 서핑 포인트 추천한다면.

A양양에서는 죽도·인구해변, 기사문해변에서 서핑이 처음 시작됐는데요. 그 후 하조대가 서핑 관광지로 특화되면서 양양 서핑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어요. 저희 서핑학교가 있는 낙산해변은 백사장 길이가 1.8㎞나 되고 전망이 특별해요. 날이 좋으면 울산바위까지 보입니다. 겨울 설산 보며 즐기는 서핑이 아주 이색적이에요

서프시티협동조합은 낙산해변 유일한 서핑 관련 업체다. 사람들이 몰리는 죽도해변과 하조대에서 각각 20㎞, 15㎞ 떨어져 있다. 이곳을 택한 건 일종의 사명감 때문이다.

사실 낙산해변이 있는 조산리는 2005년 낙산사 화재 때 피해를 봤던 곳이에요. 마을분들이 낙산으로 와서 우리 지역 좀 활성화해달라고 부탁하셔서 이곳에 협동조합 터를 잡았습니다. 양양에서 서핑은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방법이에요.김나리

서프시티협동조합의 향후 목표는 ‘사계절 서핑 활성화’다. 전문 서핑교육기관으로 계절에 맞는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사계절 해변관광이 가능하도록 커리큘럼을 보완할 계획이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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