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 뽑아 9000명 는 고용의 ‘신세계’..5년전 ‘복붙’ 채용, 이번에도? 

“향후 5년간 20조원, 연 4조원의 투자를 이어간다.”

61조원의 자산과 53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한민국 재계 11위 신세계그룹이 지난 5월 26일 밝힌 앞으로 5년간(2022~2026년)의 투자 계획이다. 신세계가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건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당시 신세계는 3년간 9조원, 연평균 3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그때와 비교해 보면,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내놓은 신세계의 투자 규모는 연평균 1조원씩 더 늘었다. 소셜미디어에서 ‘멸공(滅共)의 횃불’을 켜들었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윤 정부 5년 투자 약속은 얼마나 활활 타오를까.

◇채용 규모는 ‘쏙’ 빠진 투자 계획

신세계그룹은 디지털 대전환을 통한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신세계 유니버스란 신세계의 서비스와 상품, 공간 안에서 소비자가 일상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를 말한다. 한마디로 소비자가 먹고, 자고, 보고, 즐기는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겠다는 의미다.

투자는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 △온라인 사업 확대 △자산개발 △신규 사업 등 4대 테마에 집중한다.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분야는 오프라인 유통 사업이다. 전체 투자 금액 중 절반 이상인 11조원을 쏟아붓는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다시 힘을 싣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 블로그

먼저 신세계백화점이 신규 출점과 기존점 경쟁력을 확대하는데 3조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출점과 기존점포 재단장 등에 1조원을 쓸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공사 중인 스타필드 수원을 시작으로, 스타필드 창원과 스타필드 청라 등 신규 점포 출점을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에도 투자를 늘린다. 2021년 지마켓글로벌(전 이베이코리아)과 W컨셉을 인수한 데 이어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고, 시스템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신사업 개발 및 생산 설비 확대에도 3조원을 투입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산개발 분야의 투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주도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진행 중인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복합 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5년간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화성 테마파크는 경기도 화성시에 짓는 복합문화시설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상당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19년 화성 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모든 사업역량을 쏟아부어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로 그 사업이다.

신세계그룹은 화성 테마파크 개발을 통해 약 70조원에 이르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 11만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가 발생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헬스케어와 콘텐츠 사업 등 신규 사업 발굴에도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아쉬운 대목은 신세계그룹이 이번 투자 계획에서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는 거다. 다만 유통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약속한 투자가 이뤄지면 고용 창출 효과가 클 것이란 추상적인 언급만 있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맞을 5년이 신세계그룹의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기 위한 매우 중대한 시기”라며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핵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1만명씩 뽑는다더니…5년간 는 직원은 9000여명뿐?

올해 밝힌 투자 계획에선 채용 규모가 빠졌지만 신세계 측은 “지난 정부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이 2018년 발표한 ‘향후 3년(2018~2020) 투자계획’에 매년 1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니, 2022년 이후로도 연 1만명 정도를 신규 채용해 5년간 약 5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잡스엔과 통화에서 “앞으로 채용 수준은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간 1만여명씩 뽑겠다고 밝힌 2018년 당시 계획과 결과를 놓고 보면, 신세계의 향후 5년 투자가 그룹이 기대하는 만큼의 고용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2018년 신세계그룹이 내놓은 채용 계획이 얼마나 이행됐는지 살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재벌닷컴이 2018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신세계그룹 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전체 직원 수는 6만3164명이었다. 2021년말 기준 직원 수는 15% 늘어난 7만2433명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늘어난 직원 수는 9269명으로, 1만명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그룹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규 채용을 한다고 반드시 그만큼 직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채용 후 얼마 안 돼 퇴직하는 경우와 정년퇴직, 이직 같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룹은 지난 5년(2017~2021년)간 매년 1만명 이상씩 신규 채용해왔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신규 채용을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마다 1만명 이상씩 5년간 5만명 이상을 뽑고도 늘어난 직원이 9000여명뿐이라면, 앞으로의 신규 채용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룹 측 설명대로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신규 채용 규모가 비슷하게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1만명 채용’같은 약속은 보여주기식 숫자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文 정부 때 투자 약속 5000억원 초과 이행

신세계그룹이 올해 발표한 향후 5년간(2022~2026) 투자 계획은 총 20조원으로, 연평균 4조원 수준이다. 지난 2018년 발표 때보다 연평균 1조원이 늘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3년간 총 9조원, 연평균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공언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말만 앞세우는 투자로는 변화를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지난 정부 5년간 총 17조5000억원을 투자했다”며 “스타필드와 백화점, 호텔 등 신규 사업장 오픈과 온라인 사업, 신규사업 진출 등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지난 5년간 투자 금액은 연평균 3조5000억원 수준으로, 2018년 내건 목표 투자액인 연평균 3조원보다 5000억원 더 많았다.

글 jobsN 박혜원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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