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봤다! 하이원리조트 솔직 후기_카지노 때문에 걱정했는데…

지난주 정선 하이원리조트에 다녀왔다. 카트를 타고 슬로프를 점령한 샤스타데이지를 구경하고 곤돌라를 타고 산꼭대기에 올라 도롱이연못 트레킹도 했다. 드라마 식객을 촬영한 식당 운암정에서 전국 각지 전통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고 밤에는 난생처음 강원랜드도 들어가 봤다.

‘리조트 시설은 좋은데, 강원랜드 때문에…’

‘워터파크도 있고 공기도 좋고…애 데리고 갈만한가요?’

고민 중인 이웃들을 위해 꼼꼼하게 후기를 적는다. 참고로 요즘 한창 2살 된 조카와 함께 떠날 수 있는 가족 여행지를 찾고 있는데, 이번 방문 이후로 하이원리조트를 꽤 높은 순위에 올려놨다.

선입견에 억울한 하이원리조트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지만 쉽사리 발길이 가지 않는 곳이 있다. 정선 하이원리조트가 그랬다.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가 있다는 이유로 항상 선택지에서 밀려났다. 물론 하이원리조트에 강원랜드만 있는 건 아니다. 워터파크·스키장·골프장 등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레저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의 존재감이 원체 크다.

출처: 하이원리조트

강원도 다른 지역을 갔다가 정선 근처를 지날 때면 마치 딴 세상을 보는 것만 같았다. 어떤 도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저만치 산 중턱에 불야성처럼 빛나는 곳이 있었다. 모텔 네온사인들이 줄을 이어 번쩍거리는 그곳이 강원랜드로 가는 초입이라고 했다. 뒤이어 나오는 이야기들은 온갖 부정적인 것이 많았고 이런 인식이 쌓여 나도 모르게 하이원리조트에 안 좋은 이미지를 덧씌운 것 같다.

출처: 하이원리조트

해서 하이원리조트는 콘텐츠 채우기에 진심이다. 온 가족이 즐기는 휴양 리조트로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한다. 지역 역사가 담긴 운탄고도 ‘하늘길’ 트레킹 코스와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한 웰니스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여름이면 슬로프에 샤스타데이지를 꽃 피우고 국내 최장 길이(2.2㎞) 알파인 코스터도 운행해 사람들을 그러모은다.

하이원리조트 체험 1

샤스타데이지 카트 투어

하이원리조트는 2006년 스키장을 오픈한 이후 매년 야생화를 심어왔다. 그 결과 현재 85만㎡에 달하는 슬로프에 약 112종의 야생화가 자생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초여름 피는 샤스타데이지다. 걸어서 군락지를 찾아갈 수도 있지만 아이가 있거나 어르신과 함께라면 카트투어를 추천한다. 마운틴베이스에서 출발해 샤스타데이지가 만발한 슬로워 가든, 밸리허브까지 가서 다시 마운틴베이스로 복귀하면 왕복 7㎞, 1시간 정도가 걸린다. 평일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꽃밭이 넓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진 동호회원 50여 명을 포함해 70~80명이 꽃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꽃밭에 설치된 피아노, 파라솔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거나 아예 꽃밭에 누워 인증샷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6월 27일까지 운행. 샤스타데이지는 6월 말까지 펴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하이원리조트

리프트를 타거나 알파인 코스터를 이용해 꽃구경을 할 수도 있다. 리프트 투어는 마운틴광장에서 출발해 밸리~밸리허브~하이원타~마운틴광장으로 회귀하는 코스로 6월 27일까지 토·일·월요일에만 운영한다. 알파인 코스터 꽃놀이는 좀 더 스릴 넘친다. 최대 시속 40㎞/h로 내려오는 무동력 산악 코스터. 야생화가 잔뜩 핀 슬로프를 가로질러 내려온다. 구내 최장 길이 2.2㎞로 업다운 코스, 회오리 코스 등 10개 구간을 지나면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하이원리조트 체험 2

스카이 1340

스카이 1340은 하이원리조트에서 제일 높은 하이원탑(1340m)로 가는 곤돌라다. 길이 2832m로 편도 20분이 걸린다. 하이원리조트 전경을 가장 편하고 빠르게 볼 수 있는 방법이다. 평소 스키를 타지 않는 사람도 겨울이 아닌 계절 곤돌라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경사면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하이원탑에는 전망카페가 있다. 360도 회전하는 스위스 쉴튼 호른의 피츠 글로리아(Piz Gloria)를 벤치마킹해 만들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날은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 전망이 별로였다.

대신 짙은 안개는 숲속 분위기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들었다. 하이원탑에서 시작해 도롱이연못까지 가는 하늘길 트레킹 코스를 걷기로 했다. 하이원리조트를 품고 있는 백운산(1426m) 등산로와 과거 석탄을 운반하던 운탄고도를 이어 만든 하늘길은 둘레길, 무릉도원길, 운탄고도길, 고원숲길로 나뉜다. 이날 걸은 코스는 고원숲길 일부였다. 본래 고원숲길은 총 6.2㎞로 마운틴콘도에서 시작해 도롱이연못, 하이원탑, 명상길, 마천봉(백운산)까지 가는 것인데, 하이원탑까지 곤돌라를 타고 이동한 덕분에 내리막을 따라 하이원탑에서 도롱이연못까지 약 1.5㎞ 구간을 걸었다. 사스래나무, 주목, 피나무, 신갈나무 등 수분을 가득 머금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산책길을 채우고 있었다. 축축한 바닥이 약간 미끄러웠지만 워낙 잘 정비가 돼 있어 힘들이지 않고 도롱이연못까지 내려왔다.

도롱이연못은 1970년대 일대 탄광을 개발하면서 인위적으로 생겨난 연못이다. 갱도를 만들면서 약해진 지반이 내려앉고 그 안에 물이 고여 지금의 모습이 된 거다. 탄광은 문을 닫고 없어졌지만 도롱뇽은 아직도 연못에 살고 있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혹시나 도롱뇽을 만날까 연못 가장자리까지 가서 물속을 가만히 들여다 봤다. 잔잔한 수면 위로 마치 사진처럼 반영이 비쳤다. 날이 좋았다면 파란 하늘이 호수 속에 담겼을 거다.

하이원리조트 체험 3

운암정

하이원리조트에는 식음업장이 총 42곳에 달한다. 그중 가장 상징적인 곳을 꼽자면 운암정이 있다. 식음업장 대부분이 호텔이나 워터파크, 스키장 등 시설 안으로 들어가야 이용할 수 있는데 운암정은 리조트 초입 그랜드호텔 잔디광장 맞은편에 위치한다. 단독 한옥 건물로 다른 시설과 떨어져 있어 운암정만 단독으로 이용하러 오는 사람도 많다고.

운암정은 2007년 드라마 ‘식객’ 세트장으로 만들어졌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는 한식당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식객’, ‘대장금’ 등 당시 유행 사극 드라마에 소개된 음식을 위주로 메뉴를 구성했다. 한식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로 전국을 대표하는 한식 전문가 18명이 투입돼 요리를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리뉴얼을 통해 전통한정식에서 베이커리 카페&전통주 주점으로 성격을 바꿨다. 문턱을 낮춰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다. 카페 메뉴는 7000~1만원, 전통차 메뉴는 8000~1만5000원, 수리취 와플세트 같은 디저트도 판다.

전통주 주점에는 전국 각지 전통술을 한데 모았다. 탁주, 증류주, 청주, 약주, 가향주, 과실주, 혼성주 등 37가지 전통주를 주문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술을 조금씩 맛보고 싶다면 작가작품 5점을 주문하면 된다. 맥주 샘플러처럼 전통주가 각각의 잔에 한 잔씩 따라 나온다. ‘무취작품’, ‘반취작품’, ‘만상작품’으로 나뉘는데 각각 전통주 5종, 10종, 15종으로 구성됐다. 숙취해소 효과가 있다는 대봉 홍시가 들어간 해산물 냉채, 정선 특산품 곤드레와 버섯을 넣은 불고기 전골 등 식사메뉴는 어른 아이 호불호가 없을 것 같은 건강한 맛이었다. 특히 직접 키운다는 쌈 채소가 신선하고 맛있었다.

하이원리조트 체험 4

카지노

저녁 식사 후 간단히 씻고 오후 9시쯤 카지노를 가봤다. 입구에 사람들이 대여섯 명 대기하고 있었다. 카지노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카지노 입구에서 떨어진 곳에 입장권 파는 곳이 있다. 무인 발권기에 신분증을 스캔하고 현금으로 9000원을 지급하면 생년월일과 출입 기록, 바코드가 찍힌 입장권이 나온다. 이제 입장권을 들고 다시 카지노 입구로 가서 줄을 선다. 신분증 사진과 대조를 한 다음 검색대를 통과하면 입장 완료. 입장이 거부될 수도 있는데 미성년자, 지역주민, 음주한 사람, 월 출입 가능 일수를 초과한 사람 등이다. 월 15일을 초과해 입장할 수 없다.

얼굴이 빨간 사람을 일차적으로 거르고 음주 측정기로 테스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녁에 술을 먹지 않았다. 검색대에서는 금속 물질이나, 화투, 카드 등을 소지했는지 검사한다. 카메라의 경우 보관팩에 넣고 밀봉한 다음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카지노 안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드디어 카지노 입장. 게임은 크게 테이블게임과 머신으로 나뉜다. 테이블게임은 딜러와 게임을 하는 것으로 블랙잭, 바카라, 룰렛, 빅휠, 다이사이, 포커 등이 있고 머신은 말 그대로 기계, 화면을 보면서 혼자 게임을 한다. 구경하는 샘 치고 한 바퀴 크게 돌았다. 테이블게임은 자리가 없었다. 어차피 할 줄 아는 게 머신뿐이라 아쉽지도 않았다. 게임비 2만원으로 시작해 460원이 남았다. 한 시간 만에 카지노에서 나왔다.

출처: 하이원리조트

카지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보고 국내에서는 처음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밝은 분위기였다. 재미 삼아 온 젊은 커플도 보였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처럼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확실히 아니었다. 미국에서처럼 강원랜드에서도 무료로 음료를 주지만 시스템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게임을 하고 있으면 일일이 다가와 주문을 받고 서빙까지 해주지만 강원랜드는 카페 옆에 마련된 셀프코너에서 원하는 음료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면 된다. 좋은 점도 있었다. 미국 카지노에서는 어디서든 흡연할 수 있지만 강원랜드는 흡연실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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