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식물이 1700만원?中 부자들이 플렉스하는 新 사치품

플렉스(FLEX)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지 오래다. 90년대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재력이나 명품 등을 과시하는 모습을 이르던 이 말은,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재력을 과시할 때 흔히 쓰인다. 개인마다 플렉스하는 물건, 장소, 상황은 다른데 주변에서 ‘이것’에 거금을 들여 플렉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바로 ‘식물’이다.

몬스테라 알보 보르시지아나(Monstera Albo Borsigiana)

타오바오의 라이브커머스 경매에서는 2년 전만 해도 2000위안(약 38만 원)대였던 열대 식물이 6000위안(약 116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몇 년 사이 열대 식물 구매에만 수 십만 위안을 썼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국 소셜미디어(SNS) 샤오홍슈(小红书)에서 ‘열대 식물’을 검색하면, 오렌지색 줄기가 특징인 필로덴드론 빌리에티아(Philodendron billietiae)‘ 화분을 2만 위안(약 389만 원)에 구매한 게시물에 수백 개의 반응이 달려있다.

얼마 전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에서 11차례 입찰 끝에 몬스테라* 알보 보르시지아나(Monstera Albo Borsigiana) 화분 1개가 9만 위안(1746만 원)에 낙찰됐다. 몬스테라 알보는 관엽식물의 꽃이라 불리며, 대량생산이 어려워 구하기 어려운 식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식테크(植+재테크)의 대표주자로 잎파리 한 장당 4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몬스테라: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상록 덩굴식물. 사계절 내내 푸른 식물로 멕시코, 온두라스, 과테말라, 파나마 등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주로 서식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걸까?

간단히 말하면, 팬데믹 이후 가정 내 식물을 통한 공기 정화, 정서적 안정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로 ‘식물’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다육 식물, 선인장을 키우는 일은 흔했다. 다육식물과 선인장은 누구나 구하기 쉽고 키우는 데 공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반면 열대 관엽 식물은 대부분 해외 지역이 원산지로 구하기 어렵고, 키우기도 어렵다. 이런 희소성이 열대 식물의 몸값을 크게 올렸다. 게다가 지난 2년 간 팬데믹 영향으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실내에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면서, 자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났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희귀한 열대 식물의 경우, 시장 평균 단가를 훌쩍 뛰어 넘은 고가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열대 식물은 미국, 유럽에서 한차례 유행한 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끌었다. 중국에서는 2019년 말부터 열대 식물과 플랜테리어(planterior·plant+interior)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핀완(品玩)의 기사에 따르면 중국 내 열대 식물 열풍은 발코니를 개인 정원으로 만드는 해외 블로거나 플랜테리어 SNS 콘텐츠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한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대릴 쳉(Darryl Cheng, @houseplantjournal)은 플랜트 인플루언서로 팔로워수만 63만 3000명에 이른다. 식물 재배와, 희귀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플랜팅 인플루언서 데릴 쳉의 하우스플랜트저널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 @houseplantjournal]

중국에서 열대 식물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1선 도시, 취미에 대한 지불 의지가 높은 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나타내는 새로운 소비 상징물로 등극했다.

[사진 핀완(品玩)]

희귀할 수록 가격 천정부지

모든 재화가 그러하듯, 열대 식물도 희소성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다. 몬스테라의 경우 입문형이 몬스테라 알보로 500~1000위안대(약 10만~20만 원)이며, 델리시오사(무늬 몬스테라), 아단소니, 히메 는 더 비싼 가격에 책정돼 있다. 몬스테라 알보의 경우 잎파리가 반은 녹색, 반은 흰색인 경우, 잎에 섞인 흰색이 선명하거나 무늬가 독특하면 가치가 더 높아진다. 이는 ‘돌연변이’인데 그 모양이 오묘하고 아름답다. 그런 잎의 경우, 한 장에 1만 위안(약 194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구매가 끝이 아니다. 열대 식물의 경우 기르기가 까다로워 관리에도 많은 비용이 든다. 열대 식물의 경우 열대 우림 지대에서 자라는데, 일반적인 도시는 온도, 습도, 빛이 열대 우림과 다르다. 대부분의 관리인들은 식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가습기, 온실장, 서큘레이터 등을 필수로 갖추고 있다. 각 식물에 맞는 상토, 영양제, 자갈, 모래, 화분 구매도 필수다. 이들은 식물을 잘 기르기 위해 비료는 어떻게 주는지, 병충해에 노출되면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에 대한 지식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운다.


‘식물이 돈 될 줄이야’, 식테크 열풍

희귀 식물이 고가에 거래되자 재테크로 여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기존에 희귀 식물을 키우던 사람들은, 자신이 키운 식물을 비싼 가격에 팔고 자신은 새로운 품종을 다시 사들이며 끊임없이 수요자가 됐다가 공급자가 된다. 이들은 주로 잎사귀가 붙은 줄기나 가지를 잘라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삽수(揷樹·꺾꽂이)를 통해 식물을 재배하고 판매한다. 그러나 삽수 방식의 식물 거래는 불법이라 주로 개인간 거래로 이뤄진다.

가장 활성화 된 거래 플랫폼은 중국의 당근마켓 시엔위(闲鱼)와 위챗이다. 실제 시엔위에서 열대 식물을 검색하면 윈난, 광저우, 선전에 판매자가 많으며 가격대는 수십 위안에서 수만 위안까지 다양하다. 고가의 식물을 수집하고 거래하는 시장이 크지 않고, 화분마다 특색이 있어 가격 표준화가 어려운 탓이다. 때문에 전적으로 공급자가 가격을 결정하거나, 경매 방식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이다.

시엔위에 올라온 몬스테라 등 희귀 열대 식물 판매글 [사진 시엔위 갈무리]

앞으로도 수요는 계속 이어질까?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가드닝 시장 규모는 2021년 1090억 달러(약 143조 18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과 대비했을 때 1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사람들은 식물을 기르며 느끼는 평화와 안정감, 그리고 뿌리는 같지만 제각각 다른 모양의 잎파리가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반려 식물’을 들이고 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로 인한 통화 유동성 확대로 가격에 거품이 분명 있고, 그 거품이 꺼져가고 있지만, 바나나뿌리선충 문제로 몬스테라 등 일부 열대 식물 수입 규제 조치가 생기는 등 공급 이슈가 생긴데다 대량 재배가 어려워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클 전망이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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