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사랑한다면,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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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장마가 지속되면서 덥고 습한 날씨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화창한 해가 반짝 떠오르면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싶어 나들이를 떠나게 되는 여름, 오늘은 싱그러움 가득 완연한 여름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한다. 다수 TV 드라마, 영화, 광고 촬영지로 인기 있는 곳이자 연인들의 인증숏 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부여 성흥산성의 ‘사랑나무’를 찾아서 떠나봤다. 여름의 아름다운 풍경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숲의 매력을 가득 느꼈던 시간이다.

/ 글·사진 연

부여 성흥산성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 7-10

백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땅, 세계문화유산도시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에 위치한 부여 성흥산성. 부여의 남쪽 백마강을 건너면 나지막한 산 가운데 꽤 높은 편에 속하는 산이 하나 있다. 바로 높이 268M의 성흥산이다. 성흥산은 그 이름보다 ‘사랑나무’가 있는 명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조금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대중교통으로 방문은 조금 어려운 편이고,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주차장에서부터 사랑나무까지 걸어 올라가는 데에는 약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성흥산 사랑나무로 올라가는 초입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2006년 방영된 드라마 <서동요>의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이후 드라마 <대왕세종>, <신의>, <육룡이 나르샤>, 영화 <흥부> 등 각종 촬영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설레는 기대감을 가득 안고 본격적으로 사랑나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봤다.

입구부터 감탄이 절로 나오던 성흥산 입구. 압도적인 크기의 큰 바위 옆으로 길이 이어진다. 높이가 엄청 높은 편은 아니지만, 돌계단이 이어지기 때문에 천천히 안전한 산행을 하는 게 좋다.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라면 슬리퍼나 구두 대신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림 같은 풍경을 벗 삼아 계단을 오르다 보면,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드는 풍경이 펼쳐진다. 전국의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답게, 부여 성흥산성에서도 역시 보이는 것은 산(山)뿐이다. 하지만 전날의 거센 비로 깨끗하게 씻겨 내려간 하늘과 뭉게구름의 조화가 더해져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강렬히 내리쬐는 태양빛도 잠시 견딜 수 있을 만큼 멋진 풍경이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은근히 가파르고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숨소리가 절로 거칠어진다. 무더운 날씨라 산행은 더욱 힘들고 저 멀리 푸른 하늘과 울창한 나무숲이 보여 곧 끝이 날 것 같은데, 좀처럼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바위를 따라 자라며 노송이 된 소나무들의 싱그러움이 아니라면 가는 길이 조금 더 고단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드디어 성흥산성 정상에 도착했다. 돌계단을 올라올 때는 그저 덥게만 느껴졌는데, 막상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며 천연 에어컨이 따로 없을 정도로 시원했다.

부여 성흥산성의 정식 명칭은 ‘가림성’이다. 이 성은 백제 동성왕 25년(501)에 위사좌평 백가(苩加)가 축조하였다고 전해지며, 백제 때 쌓은 성곽 가운데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유일한 성이다.

산꼭대기 부분에는 시야 가림 없이 오로지 울창한 나무들로만 가득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있으니, 성흥산성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일명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다. 400여 년 이상 된 가림성 느티나무는 높이 22m, 둘레 5.4m이며 백제 시대 군사적 요충지인 가림성 남문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이 느티나무가 사랑나무로 불리게 된 것은 바로 나무의 한쪽 가지가 하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나무가 넓게 펼쳐져 있고 독특한 뿌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나무는 바람의 영향으로 보인다. 사랑나무는 마치 하트를 반으로 쪼갠 것처럼 보여 인기를 끌면서 가림성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기존 느티나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건강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주변이 노출된 산 정상에 위치해 주변 경관과 아름답게 잘 어우러져 있다. 오래전부터 사진작가들의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SNS에서 인생샷 명소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사랑나무 합성본

사랑나무에서의 인증숏을 더욱 아름답게 완성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사진 편집이 필요하다. 바로 사랑나무 아래 같은 장소에서 각자 찍은 사진을 복사해 좌우에 딱 맞게 반대편에 붙여 넣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편집을 거치고 나면 완연한 하트 모양처럼 보이며, 비로소 사랑나무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사진이 완성된다. 삼각대를 놓고 같은 각도에서 촬영한 뒤 합성한다면 마치 하트 속에 두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다. 절대 풀리지 않을 것처럼 이어진 나뭇가지가 마치 사랑을 이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방문해 소중히 기억될 특별한 사진을 남겨보자.

성흥산 해맞이행사장에서 바라본 풍경

사랑나무 옆 성흥산 해맞이행사장 비석이 놓인 곳에 서면 부여 임천면은 물론 금강하구 일원인 논산, 강경, 익산, 서천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일출 행사도 열린다고 하는데, 다음에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나무는 일몰 시간대에 방문해도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요즘처럼 해가 긴 여름에 방문하면 더욱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가림성 안쪽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덮여있다. 사랑나무에서 인증숏을 찍은 뒤 소나무 그늘 아래 앉아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맑은 날씨 덕분인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걸음이 끊이지 않던 사랑나무, 주말에는 조금 더 붐빌 수 있으니 여유 시간을 갖고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늘 화려하고 정신없는 도심 빌딩 숲만 보다가 이렇게 가끔씩 여행을 떠나 산과 나무로 뒤덮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기분이다. 가림성 성곽 사랑나무 외에도 남문지, 성흥루, 산림욕장 대나무숲까지 함께 방문해 거닐어 보기에도 좋다. 길이 완만하게 이어져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쁜 일상 속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름의 푸른 하늘을 사랑한다면, 초록의 싱그러움을 사랑한다면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를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동요>의 전설이 깃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 ‘궁남지’와 함께 세계유산 ‘정림사지’, ‘백제문화단지’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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