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증기기관차 타고 스위스 브리엔츠 로트호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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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엔츠 로트호른으로 가는 증기기관 산악열차

안녕하세요, 스위스댁 토종감자 입니다.
스위스 현지에서 소개 드리는 스위스의 이모저모, 오늘은 진짜 ‘칙칙폭폭’ 소리를 내는 증기기관 산악열차를 타고 가는 스위스 브리엔츠의 로트호른 Rothorn 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릴 적부터 기차소리를 ‘칙칙폭폭’이라고 배웠는데, 사실 진짜 칙칙폭폭 소리를 내는 열차를 타보신 분은 얼마 없으실 거예요 ^^; 증기기관이 증기를 뿜으며 내는 소리가 칙칙폭폭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더 이상 증기기관차를 사용하지 않은 지가 한참 되었으니 말입니다. 예전에 신촌기차역이 있을 땐 가끔 특별 운행을 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져 버렸죠.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달리던 옛날 증기기관차가

그러나 스위스에는 아직도 증기기관을 관광 목적으로 이곳저곳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해에 몇 번씩 일반 열차 노선에 증기기관차를 이벤트처럼 넣기도 하고, 몇몇 장소에서는 증기기관차를 매일 실제로 운행하고도 있습니다. 증기기관차뿐만 아니라 뉴샤텔, 레만, 툰, 브리엔츠 호수 등에서는 유람선으로 증기선을 운행하고 있답니다.
그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곳 중 하나가 오늘 소개드릴 브리엔츠의 로트호른으로 올라가는 산악열차입니다.

물을 끓여 얻는 압력으로 기계를 작동하는 증기기관

여기서 잠깐. 스위스 산악열차라고 하면 그냥 산간지대를 달리는 열차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스위스에서 산악열차라 함은 선로 중간에 톱니바퀴 같은 레일이 추가되어 있어 열차에 있는 톱니바퀴와 맞물리며 경사로를 올라갈 수 있는 열차를 말합니다. 다른 이름으로 코그 트레인 Cog train 즉 톱니바퀴 열차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놀이동산에 롤러코스터가 올라갈 때 나는 탁탁 소리가 바로 톱니가 걸리는 소린데, 산악열차가 산을 오를 때도 바로 이런 탁탁하는 소리가 난답니다. 따라서 속도는 일반 열차에 비해 훨씬 느릴 수밖에 없어요. 산악지대를 달린다고 다 산악열차는 아닙니다. 산간지역이라도 경사도가 거의 없는 곳에는 일반열차가 달립니다.

가운데 톱니바퀴가 추가되어 있는 산악열차의 선로

로트호른으로 올라가는 열차는 브리엔츠 Brienz에서 출발하는데, 이곳은 신비로운 물빛으로 유명한 브리엔츠 호숫가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스위스를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기억하시는지요? 극중 우울증에 시달리던 여자 주인공이 유람선을 타고 가다가 남자 주인공이 피아노 치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그 유람선이 떠가던 호수가 바로 브리엔츠 호수랍니다. 드라마 촬영지는 이젤발트 Iselwald였는데, 이젤발트도 브리엔츠 호숫가에 있는 작은 마을이거든요.

물빛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브리엔츠 호수

로트호른은 브리엔츠 마을의 뒤편에 있는 봉우리로 공룡의 등 같은 능선이 아주 매력적인 곳입니다. 정상 높이 해발 2350m로 붉은 봉우리라는 뜻인데, 초록 초록한 이 봉우리를 왜 로트호른 즉 붉은 봉우리라고 부르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곳은 색감이 예쁜 여행지를 선호하는 분들께 최고의 선택이 될 곳이에요.
하얀 수증기를 뿜으며 달리는 붉은 기차와 초록 들판, 8K TV 광고 샘플 화면 같은 새파란 하늘, 산 아래서 찬란하게 빛나는 브리엔츠 호수 그리고 맞은편의 새하얀 알프스의 고봉들까지. 그야말로 총천연색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꼭꼭 숨겨두고 나만 알고 싶어지는 그런 여행지랍니다.

공룡의 등 같은 독특한 로트호른의 능선
꿀팁 : 올라갈 때 열차의 왼쪽에 앉아야 브리엔츠 호수와 에멘탈 알프스 풍경을 더 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봉우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빨간 증기기관차는 1892년부터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무려 100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이 산위를 오르내려온 거죠. 고풍스러운 열차의 모양 자체도 귀여운데, 옆면이 열려있는 칸이 있어 청정 알프스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습니다. 현재 스위스에 존재하는 유일한 증기 산악열차로 한 시간에 한대씩 약 한 시간에 걸려 느긋하게 산을 오릅니다. 운행은 안전상의 이유로 선로에 눈이 다 녹는 여름 (6월부터 10월까지)에만 하는데, 정상 전망 포인트에는 7월 초에도 눈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6월 말에도 눈이 다 녹지 않은 해발 2350m의 로트호른 정상

정상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있는 전망 포인트와 호텔, 레스토랑이 있어 식사를 할 수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가볍게 음료를 한잔할 수도 있습니다. 정상에서 볼 수 있는 것들로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엔틀레부흐 지역과 저 멀리 필라투스 산 그리고 신비롭기 그지없는 브리엔츠 호수, 그 외에 크고 작은 수많은 알프스 봉우리들입니다. 특히 브리엔츠 호수는 위에서 바라볼 때 더욱 환상적인데요, 가까이서 보면 하늘이 파란 날은 푸른빛을 흐린 날은 밀키스 색을 띠지만, 산 정상에서 보면 날씨에 관계없이 사시사철 신비로운 푸른색으로 보이거든요. 이 호수가 이렇게 신비로운 색을 띠는 이유는 주변에 있는 고산지대의 눈과 빙하가 녹은 물이 직접 흘러들어 호수에 석회질이 많이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환상적인 뷰를 가진 로트호른 정상 테라스 레스토랑

관광객이 없는 시간에 이 멋진 풍경을 느긋하게 즐겨보고 싶다면 아예 호텔에서 일박을 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저녁 5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다 내려가는데, 여름철 스위스는 저녁 10시나 돼야 해가 완전히 지거든요. 정상 호텔에 머무르면 저녁 무렵 이 아름다운 풍경을 전세 낸 듯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답니다. 게다가 날씨가 맑다면 밤에 쏟아질 듯 빛나는 별들을 감상할 수도 있고, 새벽 무렵 호텔 주변을 서성이는 아이백스 산양들을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하이킹으로 내려올 때 마주치게 되는 풍경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갈 때는 타고 왔던 기차를 탈 수도 있으나 시간에 여유가 있으시거나 트레킹을 좋아하신다면 정상부터 산 중턱 또는 산 아래 브리엔츠 마을까지 하이킹도 가능합니다. 정상부터 중턱에 있는 기차역 플래날프 Planalp 까지는 5.6km로 약 2.5~3시간이 소요되고, 브리엔츠 마을까지는 총 10.9km로 약 5~6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총 코스를 다 걷기가 부담돼서 절반만 걷고 싶다면 정상부터 중간역인 플래날프 까지를 추천합니다. 웅장한 공룡 능선을 배경으로 초록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들과 작은 마을들이 어울려서 평생 기억에 남을 풍경을 선사하거든요. 약간 경사도가 있지만 길 표시와 시야가 확실하고, 길이 지그재그로 나 있어 튼튼한 신발만 있다면 경험이 많지 않아도 큰 어려움 없이 내려갈만한 코스입니다.
대략적인 루트는 아래 공식 하이킹 지도를 참고하세요. 중간중간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별로 없는 편입니다.

● 하이킹 지도 링크
http://m.site.naver.com/0ZzcW

● 로트호른 산악열차
– 운행 기간 : 6~10월
– 운행시간 : 매일 8:36 ~ 16:36 약 한 시간 간격 상행, 토, 일에는 7:36 열차 추가/ 하행 마지막 열차 17:40
– 요금 : 왕복 성인 94 CHF, 만 6~15세 10 CHF / 정상에서 플래날프까지 하이킹 시 성인 75 CHF / 텔패스, 베르너 오버란트 패스 소지자 무료
– 홈페이지 : https://brienz-rothorn-bahn.ch/?lang=en

브리엔츠 호수에서의 물놀이

하이킹을 마쳤다면 푸른 호수에서 시원한 물장구로 하이킹의 피로를 모두 날려 버리는 뒤풀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브리엔츠 마을의 호숫가에는 곳곳에 호수로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손을 집어넣으면 손에 정말 파란 물이 들것 같은 오묘한 색의 호수에서 자유롭게 수영을 즐겨보세요. 빙하수가 많이 섞여 있어 더 차가운 건 아닐까 싶지만 여름에는 생각보다 물이 그렇게 차지 않답니다. 단, 스위스의 호숫가에는 안전요원이 없으니 본인의 안전은 본인이 책임져야 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물 펌프 놀이터

호숫가에는 어린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놀 수 있는 물 펌프 놀이장이 있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비치의자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자유롭게 사용하고, 다시 원래의 위치에 가져다 두기만 하면 됩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비치의자

브리엔츠는 예쁜 호수나 증기기관차 이외에 목공예품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마을에 목공예 공방과 오르골 전시장이 있는데, 그중에 조뱅 목공예 박물관과 후클러 목각 공방이 가장 유명합니다.

조뱅 목공예 박물관

5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조뱅 목공예 박물관은 목공예와 오르골을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저렴한 목각 기념품에서부터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오르골까지 전시되어 있습니다. 상점과 함께 운영하는 작은 박물관으로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후클러 목각 공방

후클러 목각 공방은 둥근 곡선이 주를 이루는 아기자기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동글동글한 나무인형들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아늑해집니다. 가격대가 조뱅에 비해 부담이 적은 편이라 독특한 기념품을 찾고 있다면 가볼 만한 곳입니다.

● 조뱅 목공예 박물관
– 주소 : Hauptstrasse 111, 3855 Brienz
– 오픈 : 5월, 10월 수~일 13:30~17:00 / 6~9월 수~일 10:30~17:00
– 입장료 : 5 CHF
– 홈페이지 : https://jobin.ch/

● 후클러 목각 공방 Huggler Holzbildhauerei
– 주소 : Hauptstrasse 64, 3855 Brienz
– 오픈 : 월~금 09:00~12:00, 13:30~18:00 / 토 09:00~12:00, 13:30~16:00 / 7, 8월 일요일 11:00~16:00
– 홈페이지 : https://www.huggler-holzbildhauerei.ch/en/

브리엔츠 마을은 인터라켄에서 유람선을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

오늘은 이렇게 증기 산악열차와 알프스 빙하 호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 브리엔츠를 소개 드렸습니다. 사계절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요즘 같은 여름철에 가면 물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어 특히 매력 있는 곳입니다. 올여름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브리엔츠를 코스에 넣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이드북 ‘스위스 100배 즐기기’의 저자, 심상은의 블로그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토종감자 수입오이’를 검색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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