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유럽 시장 공략 전에 들린 ‘이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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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때리기’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승승장구하던 알리바바(阿里巴巴)그룹과 마윈이 지난 2년 여간* 암흑기를 보냈다. 지난달 27일 알리바바그룹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2년 전 알리바바그룹과 마윈에게 무슨 일이?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2020년 10월 상하이 와이탄 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금융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뒤, 2020년 11월,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동시 상장을 앞둔 알리바바그룹의 전자결제서비스(알리페이) 업체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돌연 취소됐다. 또, 알리바바는 독과점법 위반으로 3조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마윈은 중국 정부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인 부문이 있다.
바로 전자상거래 사업.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403억 3000만 위안(약 26조 9742억 원)을 기록했다. 알리바바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6년, 알리바바는 이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손꼽히는 전자상거래 업체 라자다(Lazada)의 지분 51%를 10억 달러(약 1조 2840억 원)에 인수했다. 2020년에는 라자다에 13억 달러(약 1조 6692억 원)를 출자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으며, 지난 5월에는 3억 7850만 달러(약 4859억 원)를 신규로 출자했다.
*알리바바그룹의 국제 전자상거래 부문은 알리익스프레스, 라자다, 알리바바닷컴이 포함되며, 중국 전자상거래 부문은 타오바오와 톈마오로 구성돼있다.

[사진 셔터스톡]

라자다는 2012년 독일계 기업 로켓인터넷(Rocket Internet)이 미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Amazon)을 벤치마킹해 싱가포르에서 론칭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당시만 해도 동남아시아 지역은 전자상거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인프라가 부족했고, 라자다의 발전 역시 부진했다.

그러나 2016년 무렵 중국 내 전자상거래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이 위치한 동남아시아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본 알리바바가 라자다를 인수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의 빅테크 기업 텐센트(騰迅·텅쉰) 역시 여러 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몰 쇼피(Shopee)의 모회사인 씨(Sea)그룹의 지분을 40% 보유하며, 중국 내 전자상거래 경쟁의 장이 국제적으로 확대됐다.

[사진 셔터스톡]

라자다의 성적은 예상보다 좋았다. 최근 발표된 2022년도 알리바바그룹 회계 연도 보고서(3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라자다의 연간 주문량이 60% 이상 증가해 알리바바 자회사의 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자다의 연간 활성 소비자는 2021년 9월 말까지 1억 3000만 명으로 지난 18개월 동안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 역시 지난 18개월 동안 70% 이상 증가한 1억 59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3월 라자다의 월간 활성 판매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더 큰 시장을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여긴다. 동남아시아는 전자상거래 사업의 신대륙으로 더 발전할 가치가 있지만, 전체적인 규모가 크지 않아 알리바바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알리바바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몇 가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 라자다 공식웨이보]

첫째, 동남아시아는 인구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비력이 강하지 않은 편이다. 싱가포르는 모든 것이 갖춰졌지만 인구가 600만 명이 되지 않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지만 인터넷 등 기반 시설이 뒤처져 있다. 즉, 동남아시아 시장은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의 주요 전장이 되기보다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해외 진출을 위한 주요 훈련장으로 더 적합하다.

둘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각국마다 문화, 종교, 언어, 생활 습관 등에서 큰 차이를 보여 사업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인터넷 등 기술 기반이 취약한데다, 기반 시설 낙후로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난제로 작용한다. 태국과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비교적 성숙한 시장이지만, 이런 파편화 상태에서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통합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이득보다 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들은 차기 소비 시장으로 유럽을 점 찍었다.

지난 6월 초, 라자다는 태국, 베트남 라자다 대표이사를 차례로 역임하고 국제적인 시각과 유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둥정(董铮)을 CEO로 임명하고, 유럽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알리바바는 향후 유럽 시장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위해 동남아시아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쌓고 있다. 둥정은 현지인을 관리자로 임명해 현지 운영팀을 구성하고 각 지역 대표가 현지 시장의 비즈니스 전략을 직접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쇼피는 유럽의 폴란드와 스페인을 비롯한 13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알리바바 역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기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했지만, 라자다를 통해 더욱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향후 유럽 시장은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사업의 신(新)성장동력이 될 것이며, 해외 비즈니스 성장과 확장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알리바바가 해외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게 되면 수많은 중국 온라인 셀러에게 광범위한 판매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알리바바의 해외 비즈니스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장판(蒋凡)

알리바바는 지난해 솽스이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장판(蒋凡)을 알리바바 해외 비즈니스 부문의 책임 경영자로 임명했다. 일각에서는 장판이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차기 알리바바의 CEO가 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장판은 최근 팀을 꾸려 싱가포르, 유럽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유럽 시장을 성공적으로 선점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의 ‘왕좌’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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