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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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자신의 몸을 토닥이기 시작한다. 마치 아기를 달래듯 두 손을 포개어 가슴을 향한다. 토닥임과 함께 여자의 몸통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몸통이 좌우로 계속 조금 더 크게 스윙하면서 자신을 감싸 안고 있던 여자의 팔이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결박에서 풀려난 팔이 해방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새의 날갯짓처럼 가볍게 떠오른다. 자유롭게 날아가기 시작하면서 여자의 눈물은 환희와 희열로 질감이 변형된다. 이렇듯 몸은 증상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변형과 치유의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이십 대 중반의 여자는 상담실에서 늘 긴장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불안장애를 겪고 있던 그녀는 말 한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곤 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울 수 없었다. 사실 상담실에 오기 오래전부터 너무나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우는 자신의 모습을 경멸스럽게 쳐다보는 자기 안의 시선이 늘 울음을 방해했다. 그런 여자가 다른 시선 앞에서 자신의 몸을 움직이자 서서히 감각의 문이 열리고 감정도 움직였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감정을 불러일으킨 현실에서의 방아쇠 사건과 그 감정이 저장된 이전의 기억들까지 소환해냈다. 고통스러운 감정의 실체가 조금씩 해명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그날 이후, 여자는 일상에서 울고 싶을 때마다 자신의 몸을 토닥이거나 흔들면서 자신에게 울음을 허락할 수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때론 고통의 묘약이 될 수 있다. 몸을 활성화 시켜서 생각을 가라앉히는 것처럼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신을 감싸 안고 토닥이는 것은 자신을 돌보는 행위가 될 수 있고, 자신의 팔을 펼쳐서 날갯짓을 하는 것은 자신의 주도권을 표명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또, 울음을 허락하는 것은 자신을 향한 연민과 위로를 실천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이렇듯 감정은 생존을 위한 목적을 갖고 드러난다.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고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질 때, 그 감정은 소명을 다하며 충직한 동반자 역할을 해낸다. 따라서 고통스러운 감정이 결빙되거나 마비되지 않고, 몸을 통해 움직이고 표현된다면 나와 고통 사이에도 틈이 생기고, 마침내 고통의 결박으로부터 풀려날 수 있다.

또한 몸의 움직임에는 관능적인 즐거움도 있다. 요기, 마라토너, 자전거 라이더, 등산가, 산책자 등 일상에서 움직임을 통해 수련하고 있는 이들은 고통 뒤에 따라오는 쾌감을 잘 알 것이다. 마라토너들이 계속 달리다보면 일종의 무의식적 도취상태에 도달하는데, 이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러너스 하이는 격렬한 신체활동 뒤에 정신적 행복감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듯 움직임은 고통에서 행복감으로 정서적 변환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 움직임의 중독적 즐거움을 맛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걷다보니 달리다 보니 움직이다보니 자신이 달라졌다고, 삶 역시 달라졌다고.


몸의 모성으로 나를 돌보는 12가지 몸챙김의 지혜
<몸이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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