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러버를 위한 체코 맥주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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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리덴! 체코 이웃 위드 피터팬입니다. 오늘은 여름이 가기 전, 여름이면 더욱 생각나는 음료!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체코가 왜 맥주로 유명한지,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할지, 맥주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까지 알려드릴게요. 그러면 오늘도 쉘 위 체크?

‘체코’하면 떠올리는 많은 분들이 맥주를 떠올립니다. 체코에는 맛있는 맥주가 많은데 심지어 물보다 싸다더라는 말들이 돌고는 하지요. 그런데 체코에 오면 정말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물보다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맥주가 나오게 된 것일까요?

1. 맥주 원료 생산지

맥주의 원료 네 가지.

맥주를 만드는 데에는 물, 보리(맥아), 네 가지의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중에서 홉은 맥주의 쌉쌀한 맛과 향을 담당하는 동시에 맥주가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부제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바로 홉 중에서도 노블홉(Noble Hops)으로 불리는 최고급 품종 중 하나인 사츠 홉(Saaz hops)이 바로 체코의 자테츠(Žatec) 지역에서 생산된답니다.

맥주의 쓴맛을 내는 재료, 홉. 자테츠 지역의 홉은 노블홉으로 불리며 최고급 홉으로 분류됩니다.

보리를 경작하는 나라인데다 전국 곳곳에서 양질의 물을 찾을 수 있고 최고급 홉까지 생산되니 이쯤 되면 체코 맥주가 맛있는 건 당연한 결과 같습니다. 모든 재료를 국내에서 공수하면서 운송비가 거의 들지 않으니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더 좋은 품질의 맥주를 생산하는 체코는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일 수밖에요.

자테츠 시의 자테츠 양조장과 직영 상점.

2. 라거의 본고장
황금빛 색깔과 청량한 탄산 적당한 씁쓸함으로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라거, 필스너 타입의 맥주는 현재 전 세계 맥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가장 보편적이고 인기 있는 맥주지요.
위에 언급했던 원료들을 바탕으로 맥주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체코에서 바로 라거, 그중에서도 필스너 타입의 맥주가 탄생되었습니다. 체코의 도시 플젠(Plzen)에서 탄생한 맥주가 필스너 맥주의 원조인 필스너 우르켈이고요. 그러니 당연하게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맛있는 맥주를 꼽자면 체코의 맥주 브랜드들이 절대 빠질 수가 없겠습니다.

플젠의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 지하 발효, 숙성실.

체코 사람들의 맥주를 향한 애정은 수치화된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코는 1993년 이래 일인당 맥주 소비율 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국가랍니다.
지난 해인 2021년에도 1인당 약 181리터의 맥주를 소비했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2위를 기록한 오스트리아의 1인당 약 96리터와 비교를 했을 때 거의 두 배의 차이가 나는 데다 천만 명의 체코 인구 중 맥주를 소비하지 않는 성인들과 유아, 청소년 등의 인구를 제외하게 되면 한 사람당 300리터 가까이 소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됩니다.

맥주의 나라 체코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맥주들. 초록 맥주는 부활절 기간에만 판매되는 특별한 맥주입니다.

이토록 맥주를 마시는 빵이라고 부를 정도로 체코인들의 삶에서 맥주는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예요. 식사에도, 친구와의 가벼운 만남에도 커피의 자리를 대신하는 맥주. 오죽하면 체코의 국민 작가 야로슬라브 하셰크는 ‘맥주값을 인상하는 정부는 1년 내로 민심을 잃는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입니다. 체코인들에게 맥주란 삶에서 결코 떼놓을 수 없는 그들의 일부이자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존재한다고 보아야겠습니다.

맥주 투어를 진행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어요. 바로 “체코의 맥주들은 도수가 아주 높은데도 왜 취하지를 않나요?”라는 질문인데요.
식당의 메뉴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맥주 용기에 11, 12 같은 숫자들이 적힌 것을 보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체코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맥주 알코올 표기법을 사용합니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액체에서 알코올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로 표기하는 것과 달리 체코에서는 플라토 수치(Plato scale)라는 것을 사용해요.

맥아와 물, 홉을 끓이는 구리 담금 솥

맥아를 물과 함께 끓이면 보리 속의 당분이 추출되는데, 이후 이 당분이 효모와 반응을 하며 알코올이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알코올로 변환될 수 있는 당분의 수치를 나타낸 것이 바로 플라토 수치라고 해요. 보통 과일의 당도를 이야기할 때 브릭스(Brix)라는 단위를 이용하는데, 브릭스와 같은 개념이지만 양조를 할 때에는 플라토 단위를 이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가 표기하는 방식의 알코올 함량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플라토 수치를 간단하게 2.4로 나누어 주면 된답니다! 그러면 플라토 수치 11의 맥주는 4.5, 12는 5도라는 보편적인 맥주의 도수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어요. 결국 체코의 맥주 도수는 우리가 평소에 마시던 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젠 취할 걱정은 살짝 내려두고 체코 맥주를 즐기기만 하면 되겠지요?

플라토 수치가 적힌 체코 맥주 라벨

그렇다면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여행자들은 어떻게 체코의 맥주를 즐겨볼 수 있을까요?

수년 전, 술을 빚는 나이 든 주조사의 손이 유독 고운 이유에 대해 말하며 피부에 미치는 효모의 기능을 강조했던 한 화장품 광고처럼 실제로 맥주를 빚을 때 사용되는 효모 또한 풍부한 비타민B와 셀레늄 등을 함유하고 있는데요. 피부 재생과 모발 재생, 항산화에 탁월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체코에서는 효모를 활용한 다양한 맥주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어요. 맥주로 만든 샴푸와 두피 스프레이부터 맥주 효모로 만든 영양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겨울에 시도했던 맥주 스파가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에 몸을 담그는 맥주 스파를 하고 나면 한결 매끈하고 부드러워진 피부를 느낄 수가 있거든요. 스파를 좋아하신다면 시내에서 비어 스파를 검색해 한 번 시도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도 지난 포스팅에서 꼴레노 맛집으로 추천했던 Pork’s에서는 맥주 아이스크림도 판매하고 있으니 이색 디저트를 즐겨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처음 체코에 왔을 때 마트에서 맥주를 사고서 영수증에 적힌 금액과 매대에 적힌 가격표의 금액이 달라 갸우뚱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3코루나(약 160원) 정도의 금액이었는데,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요.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바로 구입했던 맥주의 공병 값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체코에서는 병맥주를 구입할 경우 유리 병값을 함께 부과하는데, 이 금액은 이후 공병을 반납하고 돌려받을 수가 있습니다. 반납은 꼭 구입한 곳이 아니어도 되며, 대부분의 체인 슈퍼마켓에는 공병을 수거하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 손쉽게 반납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경우 공병에 대한 값은 현금으로 돌려주지 않고 반납한 마트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 형태로 발급이 되어 해당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답니다. 어렵지 않죠

이렇게 공병은 잘 모아뒀다가 한 번에 반납하곤 합니다.

맥주로 만나본 체코 이야기, 어떠셨나요? 맥주 하면 빠질 수 없는 나라이니만큼 한 편에 모든 이야기를 담는 것은 불가능해서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와 체코 펍에서 맥주를 마시는 법 등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 혹은 위드 피터팬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남겨주세요. 그러면 또 만나요. 나스흘레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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