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도 어렵다, 요즘 韓 사업가 화두는 ‘손절 잘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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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업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시작으로 코로나 19까지 이어지며 사업을 전개하기도, 발을 빼기도 녹록지 않아진 것. 중국인들조차 장기간 코로나 봉쇄에 지쳐 탈출을 꿈꾼다는 뜻의윤학(潤學·룬쉐, () Run과 발음이 유사해 생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자국민조차 탈출을 도모한다니, 타지에서 사업하는 이들의 고충은 이보다 못하지 않을 거다.

지난 5,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사업체들의 철수를 돕는 컨설팅 기업인 엠케이차이나컨설팅(서울 구로 소재)중국법인 사업 철수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중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16명의 한국인 기업가들이 참석했다. 요즘 중국서 사업하던 한인 기업가들에게탈중국이 화두임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2022년 12월 5일, 서울 구로에 위치한 엠케이차이나컨설팅에서 진행된 ‘중국 법인 사업 철수 세미나’ 현장. 중국에 법인을 둔 참가자들이 세미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2004년부터 중국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며 대기업, 중소기업의 중국 내 사업 철수를 도운 박경하 대표는철수가 반드시 답인가?”를 가장 먼저 자문해볼 것을 조언했다. , 구조 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방법도 있고, 회사 지분의 일부를 양도해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다는 것. 중국 법인을 설립한 태초의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는지, 중국서 완전히 발을 빼야만 하는 상황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업 철수가 답이라면, 이 과정에서 가장 잘 해야 하는 것은인사(人事)’. 중국 사업 철수를 앞두고 토지, 건물, 고액의 기계 장비도 철수의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최고 난제는 현지 중국인 노동자와의 노사관계 정리다. 2008년에 톈진의 한 기업이 지방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으나 약 10개월 만에 기각된 사례가 있었다. 해결되지 않은 임금 문제를 두고 노동자 6명이 법원 마당에서 꽤 오래 시위를 했던 것. 지나가다 그 장면을 본 법원장이 해당 파산 사건을 기각하라고 지시하며 해당 기업은 청산에 큰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조금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때 물건값은 떼먹을지 언정, 인건비를 떼먹는 일은 없어야 무탈하게 중국 탈출이 가능하다. 실제로 경영이 어려워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때, 임금 미지불 전례가 있다면 진행이 어렵다고 한다. 명백한 위법 행위이기 때문이다.

[사진 픽사베이]

중국은 퇴직금 제도가 없다. 대신,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회사의 의지로 노동 계약이 종료됐을 시, 노동계약법 제47조에 따라경제보상금을 지급한다. 경제보상금은 12개월 총임금소득×근속연수의 공식으로 계산되는데, 이때 사측은 일시적으로 거액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 사업을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들에게 지급할 현금 자산을 미리 잘 계산해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추후 경제 상황이 나아져 다시 중국 사업을 전개할 때, 우선 고용하겠다는위로의 말을 전하며 그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대중국 비즈니스를 계속 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인연이 돌고 돌아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르는 법이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드라마재벌집 막내아들에는 정도경영(正道經營)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재계 1위 순양 그룹의 사훈으로원칙을 지키며, 공정하고 곧은 길을 간다는 뜻이다.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이성민)에게 정도(正道)는 돈을 버는 길이다. 사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니 이상할 건 없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서 위법과 편법을 불사하는 진 회장에게 명예로운 퇴로는 없어 보인다.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한 장면 [출처 jtbc]

타국에서의 사업은 국내보다 더 가혹하다. 정도(正道)을 벗어나는 순간, 탈출(Exit)마저 두세배 어려워진다. 박 대표는 “사업을 이끄는 과정에서 위법·범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연이은 악재로 경영이 어려워 좀비 기업으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도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추후 사업을 다시 도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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