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삶, 신용카드 빅데이터로 보니…‘OO계의 샤넬’이 뜬다

지겨워진 집콕에 야외 스포츠 유행
산지 직송 식재료 소비 늘고
일상의 작은 사치 즐겨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각자 생활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을 겁니다. 이 변화는 특히 지갑 여는 데서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2022년 트렌드 리포트를 내놓았는데요. 카드 소비 데이터에 근거해 사람들이 어떤 곳에 돈을 쓰는지를 분석해 변화하는 생활양식을 예측했습니다. 

신한카드는 이를 ‘UNLOCK’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지요. ‘다시 문 밖 라이프(Unbinding In-door)’, ‘네오팸의 시대(Neo-Family)’, ‘로코노미의 부상(Local Economy)’, ‘일상으로 스며든 프리미엄(Ordinary Premium)’, ‘사라진 경계, 보더리스(Cracking Border)’,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하여(Kick off Sustainability)’의 첫 글자를 땄습니다. 

키워드만 봐서는 어떤 말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을 텐데요. 코로나19가 지난 2년간 바꿔놓은 소비 트렌드를 신한카드 빅데이터 자료에 근거해 분석해봤습니다. 

신한카드가 빅데이터에 근거해 전망한 2022년 트렌드. /신한카드
① 지겨운 집콕 생활에 홈트보다는 클라이밍

팬데믹 초기, 집 안에서 재밌는 활동을 하는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 유행했지요. 수백 번씩 설탕을 저어야 하는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가 하면, 이참에 인테리어를 하는 집도 늘었습니다. 집에서 운동을 하도록 돕는 홈트(홈트레이닝) 시장도 커졌지요. 집은 작업실이자 레저 공간이자 헬스장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카드사 데이터는 2020년과 2021년 사이 사람들의 집콕 생활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두 해의 카드 소비 데이터를 봤더니 홈트 관련 소비는 7% 줄었고, 테니스(+157%)나 클라이밍(+183%) 같은 야외 스포츠 성장세가 두드려졌습니다.

캠핑장이나 캠핑 관련 용품 이용은 2020년 대비 2021년 33% 늘었죠. 신한카드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평균 이동거리를 100으로 봤을 때 상대적 이동거리 비교 지표인 고객 소비 동선 지수(CDI, Customer Distance Index)도 살펴봤는데요. 1차 유행과 2차 유행이 마무리되고 나서는 그 수치가 93~99로 올라갔습니다. 한 번 대유행이 지나가고 나면, 사람들이 카드를 긁는 장소들의 동선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뜻이지요.

사람들이 무기한 연장되는 집콕 생활에 지겨움을 느끼는 듯합니다. 이번 오미크론 확산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또 바깥에서 활동하는 소비 품목이 늘어날 수 있겠네요.  
/신한카드


② 고양이도, 식물도 가족입니다

직장인 A씨는 자신이 키우는 몬스테라를 얼마 전 식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검진을 받기 위해서라는데요. A씨는 창가에 둔 몬스테라에 이름을 붙여주며 식물 이상으로 애정을 쏟는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보고 보살피는 가구는 이보다 더 많겠지요. 반려동물 장례, 호텔, 유치원, 미용 등 반려동물 관련 소비 영역도 사람의 그것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2019년)과 비교해 2021년 반려동물 관련 업종에서 일어난 소비는 34%에서 50%까지 늘었습니다.

이를 통해 혈연이나 법적 제도로 묶인 관계가 아닌, 진정 나와 교감할 수 있는 대상을 가족으로 삼는 네오팸(새로운 가족) 개념이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③ 지역 경제가 뜬다

자칭 ‘수산물 마니아’ B씨는 강원도나 부산, 경남 통영 등으로 훌쩍 떠나 신선한 횟감을 떠 먹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예전만큼 자주 외식을 나가지는 못하고 있죠. 대신 산지직송 횟감을 시켜먹는 편입니다.

그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직배송 해주는 산지 직송 플랫폼이 뜨고 있다네요. 이러한 플랫폼 이용은 2019년 1분기에 비해 2021년 3분기 무려 6배나 늘었습니다. 제주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주 특산물을 분기별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들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를 통틀어 ‘로코노미(loconomy, local+economy)’라고 부릅니다.

④ ‘치약계의 에르메스’ ‘마스크계의 샤넬’

코로나19로 명품 소비가 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명품 소비가 자잘한 일상 용품에도 스며들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에서 일상용품을 만든다기보다는, 값비싼 일상용품을 쓰며 ‘치약계의 샤넬’, ‘샴푸계의 에르메스’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지요. 생활 속 명품을 통해 갇혀있던 소비 심리를 해소하는 면이 있나 봅니다. 명품 브랜드의 식기류나 가구만 모아놓은 명품 카페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신한카드


⑤ 소비에는 경계가 없다

30대 남성 C씨는 코로나19로 집에서 근력 운동을 시작하며 레깅스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다소 민망한 느낌에 그동안 레깅스를 살 엄두도 내지 않았다는데요, 막상 집에서 입어보니 운동할 때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9년과 비교한 2021년 레깅스 사이트 소비액을 살펴보면, 여성은 55% 늘었지만, 남성은 111% 늘어 증가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필라테스와 화장품 업종에서도 남성 이용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지요.

소비에서 성별 같은 전통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보더리스(boarderless)’라고 불러요. 여성이 주 소비자인 레깅스 업체에서 남성 모델을 내세우기도 하고요.

메타버스 등장으로 가상과 현실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도 보더리스 사례 중 하나입니다. 가상 인플루언서가 광고 모델로 활약하기도 하고, 메타버스에서 가상 점포를 열기도 하지요. 신한카드는 2022년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⑥플로깅, 클린하이킹, 비치코밍을 들어보셨나요

팬데믹 이후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죠.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샵’ 이용은 2021년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플로깅(+1014%)이나 클린하이킹(+186%), 비치코밍(+107%) 등 여가를 즐기며 실천하는 친환경 챌린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되는 양도 크게 늘었어요.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운동인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지요. 클린하이킹은 등산을 하며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쓰레기를 줍는 행동입니다. 비치코밍은 해변을 빗질(combing)하듯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주워 모으는 걸 뜻합니다. 

글 jobsN 유소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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