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댄 최저임금 협상..논란의 ‘주휴수당’ 폐지될까?

최저임금 인상으로 덩달아 오른 주휴수당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론 다시 부상

2023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되면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쟁점 가운데 하나인 주휴수당 폐지론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일주일마다 하루 유급휴일을 주는 제도다. 주 5일을 일해도 6일치 임금을 줘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이미 1만원 가까이 육박한 데다, 근로의 직접적인 대가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3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덩달아 오른 주휴수당 폐지론에 불이 붙었다. /픽사베이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부담도 상승

2022년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9160원이다. 근로자가 법정 근로 시간인 하루 8시간, 주 5일을 일하면 총 48시간에 해당하는 주급(43만9680원)을 받는다. 실제로는 40시간을 일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휴시간 8시간을 포함해 48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경영계는 주휴수당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휴수당 폐지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휴수당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일주일에 한번은 쉬는 날로 보장하고 그것도 모자라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1953년 도입된 주휴수당은 당시 휴일도 없이 장시간 노동을 하며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에게 일종의 사회보장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 5일 근무를 실시하는 등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최저임금도 크게 올랐다. 최저임금은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2022년 9160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주휴수당(8시간 기준)도 5만1760원에서 7만3280원으로 올랐다.

주휴수당 문제는 2018년 12월 최저임금법 시행령 5조 1항에 최저임금 계산 시 주휴수당 시간을 포함해 시간당 급여를 계산하도록 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2019년 한 자영업자는 이 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2020년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다.

2007~2022년 최저임금 추이. /최저임금위원회

문재인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은 가파르게 올랐다. 2017년 6470원이었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2년 9160원으로 41.6%나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2018년 16.4%, 2019년 10.9%로 초반 2년간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렸다. 그러나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자 경영난 악화와 같은 역풍이 불면서 2020년 2.9%, 2021년 1.5%로 속도를 늦췄고 2022년에는 최저임금을 5.1% 인상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상승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가파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1년 5월 국제노동기구(ILO) 등 글로벌 노동통계를 기초로 2011년 이후 아시아 18개국의 최저임금 변화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최저임금 인상률도 아시아 국가 중 1위로 분석됐다.

◇쪼개기 근무 증가로 고용 질 악화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주휴수당도 덩달아 올랐다. 이를 부담해야 하는 소상공인과 기업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일자리를 쪼개면서 초단기 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4월 13일 발표한 2022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주 1~17시간 일자리 취업자 수는 231만9000명으로, 1년 전(215만8000명)보다 7.4%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역대 가장 큰 수치다. 주 18~35시간 일자리 취업자와 36시간 이상 일자리 취업자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0.8%, 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초단기 일자리 취업자 증가율은 두드러진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주휴수당이 덩달아 오르자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조선DB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5년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2021년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는 2016년 대비 143만1000명(6.7%) 감소한 반면, 17시간 미만 취업자는 88만5000명(69.9%) 증가했다. 17시간 미만의 단시간 취업자 수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처음으로 2021년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경련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단시간 취업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해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일자리’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폐지해야”

이 때문에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는 각 분야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주휴수당이 도입 취지를 잃었다며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임금을 나라에서 보장하는 곳은 한국과 터키뿐이다. 주휴수당을 가장 먼저 도입한 일본도 근로시간이 줄고 임금이 오른 현실을 반영해 1990년 없앴다.

중소기업 등 경영계도 주휴수당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할지 여부는 매년 최저임금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화두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모두 ‘왜 근로자가 일하지 않은 시간까지 임금을 줘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주휴수당 관련 현장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고용부 내에서도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석은 고용부 천안지청 근로감독관은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노동정책연구’ 논문에서 “주휴수당 관련 근로감독을 통해 법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했다”며 “주휴수당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휴수당이 근로의 대가가 아닌 생활 보장적 금품에 가까운 만큼,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대해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썸네일 출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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