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보다 실속있는 8급 공무원 있다는데..처우까지 ‘대박’

국회직 8급, 16명 채용에 2709명 지원…평균 168.3대 1
서울 근무에 국회 복지시설 이용, 빠른 진급도 매력

경제 과목은 회계사 시험보다 어렵고, 영어 과목은 대학 편입 시험보다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직 8급 시험입니다. 국회직 8급은 급수로는 국가직이나 지방직 7급 자리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인기는 훨씬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험은 어렵고, 자리는 적고, 그렇다고 급수도 높지 않은 자리에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잡스엔이 알아봤습니다.

◇볼수록 매력인 근무 조건

우선 국회직 공무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입법고시를 패스해 5급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있고, 보통은 9급 공채와 8급 공채를 통과해야 국회직 공무원이 될 수 있습니다. 속기직이나 경위∙방호∙전산∙전기∙건축토목∙통신기술∙사서∙방송직은 9급 공채를, 일반 행정직은 8급 공채의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공시생들이 이런 국회직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정년까지 서울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무지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이라, 국회가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는 이상 서울을 떠나 근무할 일은 없겠지요.

국회직 공무원만 서울에서 고정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직 공무원이 아닌 지방직 공무원이 되면 한 지역에서 오래 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시생들 사이에선 국가직이 지방직보다 더 인기가 많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민원 업무가 있는지 여부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지방직 공무원은 민원 업무가 많은 시청과 같은 지방자치단체 기관에서 일합니다. 국가직 공무원은 민원 업무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인 중앙부처에서 일합니다.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국세청 등이 중앙부처가 되겠네요.

실제로 국가직, 서울시 지방직, 기타 지역 지방직 순서로 시험 응시 경쟁률이 높습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로 보면 민원 업무를 피하면서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는 공무원 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두 조건을 갖춘 것이 바로 국회직 8급인 거죠.

드라마에서 5급 사무관으로 나온 배우 심은경. /tvN 드라마 ’머니게임’ 캡처
또 8급 국회직 공무원은 진급도 월등히 빠릅니다. 8급에서 6급까지 오르는 데 6년이 걸립니다. 3년마다 자동 승진하는 체계 덕분입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0 시도별 일반직 평균 승진 소요 연수’ 자료를 보면, 8급 공무원이 6급까지 올라가는데 평균 11.9년이 걸립니다. 8급 국회직은 다른 공무원에 비해 6급까지 올라가는데 6년 가까이 빨리 승진하는 셈이네요.

업무환경도 좋습니다. 국회 안에 어린이집과 헬스장, 한의원, 치과 등 다양한 복지 시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감사를 받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인기는 경쟁률로…국회직 8급 공채 경쟁률 다시 높아져

2022년 국회직 8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다시 올라갔습니다. 2018년부터 경쟁률이 계속 감소했기 때문에 애초에 2022년 공채 경쟁률도 낮아질 거란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2022년도 제20회 8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원서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원자 수가 2021년보다 447명이 줄긴 했으나 2022년 경쟁률은 지난해(121.4대 1)보다 높은 168.3대 1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에는 26명(일반 23명, 장애 3명)을 뽑은 데 이어 올해는 16명(일반 14명, 장애 2명)을 선발하는 데 그치면서 채용 인원이 10명이나 줄었기 때문입니다. 공채 인원이 10명대로 내려온 건 2018년에 15명을 뽑은 이후 4년 만입니다.

드라마 속 노량진 학원가 풍경. /tvN ‘혼술남녀’ 캡처

국회직 8급 중에서도 일반 모집 경쟁이 더 치열합니다. 14명을 뽑는 일반 모집엔 2643명이 몰리면서 18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2명을 채용하는 장애 모집군에는 66명이 지원하면서 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일반 모집 기준 국회 8급 공무원 시험의 최근 경쟁률은 2016년 685대 1(11명 선발, 7532명 지원), 2017년 296대 1(20명 선발, 5915명 지원), 2018년 390대 1(15명 선발, 5859명 지원), 2019년 229대 1(24명 선발, 5494명 지원), 2020년 217대 1(21명 선발, 4550명 지원)입니다. 경쟁률이 꾸준히 감소하다가 2022년 채용에서 갑자기 높아진 것입니다.

드라마 속 노량진 학원가 풍경. /KBS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캡처

국회직 시험에서 경쟁률은 큰 의미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50% 정도는 응시를 하고도 필기시험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국회사무처 자료를 보면, 2021년 국회직 8급 시험의 경우 실제 시험은 지원자의 절반도 보지 않았습니다. 지원자 3156명 가운데 실제 시험을 본 응시생은 1374명에 그쳤습니다. 2020년에도 4662명이 지원했지만 시험 응시자는 1994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시험 여러 과목 중 한 과목만 40점 미만이 나오면 탈락하기 때문에 부담을 가진 수험생들은 애초에 시험을 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소위 ‘시험 볼 자신이 있는’ 사람들만 시험을 본다 해도 국회직 8급 응시생들의 평균 점수는 다른 공무원 시험과 비교해 매우 낮습니다. 국회사무처가 워낙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내기 때문입니다. 12명에서 26명 정도 뽑는다고 했을 때 국회직 8급의 시험 합격선은 평균 72점에서 78점 정도 됩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합격선이 평균 80점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매년 공채 시험 때마다 80점 이상 점수를 받는 사람은 1~2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동안은 왜 경쟁률이 낮았을까?

그렇게 인기라던 국회직 8급의 경쟁률은 그럼 왜 최근까지 낮아졌을까요? 그건 국가직이나 지방직의 시험 제도가 국회직 공무원 시험과 함께 준비하기 어렵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국회직 8급은 워낙 합격하기 어렵다 보니 이 시험만 준비하는 수험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국회직 합격 수기를 봐도 다른 시험을 병행하지 않고 준비했다는 후기는 드뭅니다. 지방직이나 국가직 행정직렬 7급은 한 번 뽑을 때 200명 정도씩 뽑지만, 국회직은 10명대에서 20명대에 그칠 정도로 소수 인원을 뽑기 때문입니다.

공시생의 생활을 다룬 웹드라마 ‘공시생’의 한 장면. /웹 드라마 ‘공시생’ 캡처

그랬던 공무원 시험 제도가 2022년부터 바뀌었습니다. 영어와 국어 시험을 보지 않아도 괜찮아진 것입니다. 국회직 공채의 경우 국어 시험 대신 PSAT(공직적격성평가)가 도입됐습니다. 영어 시험은 토익, 텝스, 지텔프, 플렉스 등 다른 공인 시험 점수로 대체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지방직 시험도 국어 과목은 남아있지만, 영어 과목은 다른 시험 성적으로 대체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국가직 공무원을 준비하면서 국회직까지 시험 준비를 하려면 국어와 영어를 따로 공부해야 했는데, 그런 부담이 없어진 것이죠.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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