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궁궐 가면 뭐 찍지? 4대 고궁 포토 스폿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궁은 최고의 포토스팟입니다. 창덕궁의 홍매화, 경복궁의 능수벚꽃은 이제 져 버렸지만, 고궁의 정원은 언제나 싱그럽습니다. 봄과 여름이 지나면 가을의 단풍이, 그다음에는 겨울의 고즈넉함이 찾아오죠. 참고로, 경복궁은 화요일이 휴관일이고, 다른 고궁은 월요일에 휴관합니다. 시즌별로 진행되는 고궁 야간개장이나 경복궁 생과방, 창덕궁 후원 같은 고궁 핫플레이스를 방문하려면 예약이 필수이니, 일정을 꼭 체크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영원한 조선의
법궁 “경복궁”

경복궁 포토 스폿
경회루 일원 – 봄 시즌 능수벚꽃, 여름의 나뭇가지와 반영, 가을 단풍
근정전 야경 – 낮과 밤, 인왕산 및 북악산과 함께 담기
향원정 – 새 단장을 마친 가을 단풍, 겨울의 연못

조선의 법궁, 경복궁의 숲과 연못은 주변 직장인에게는 도심공원의 역할도 합니다. 봄 시즌, 가장 유명한 포인트는 경회루 앞에 꽃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능수벚꽃. 연못의 나무들은 서로 간격을 두고 심겨 있으니, 이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늘어진 꽃가지를 활용해 프레임을 가득 채우면 좋습니다. 분홍빛 봄이 지나면 경회루의 나뭇가지들은 더욱 풍성해집니다. 경회루는 연못의 범위가 넓어서 따로 줄을 서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그래도 가지가 멋스럽게 늘어진 벚나무 앞이나, 수면 위로 경회루가 뚜렷하게 반영되는 연못 코너 쪽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은 편입니다.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에서 제가 가장 선호하는 포토 스폿은 근정문을 지나자 오른쪽으로 직진하는 구석 자리입니다. 반대편인 왼쪽 구석에서도 비슷한 구도로 근정전을 찍을 수는 있으나, 근정전과 궁궐 담장 너머로 인왕산과 북악산까지 담은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려면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다. 야간개장을 하는 시기라면 광각렌즈로 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어요.

오랜 복원공사를 마치고 지난가을 다시 공개된 향원정도 꼭 봐야겠죠? 복원 전에는 앞쪽으로 뻗어 있던 낮은 다리(취향교)가 지금은 북악산 방향의 흰색 아치형으로 바뀌었습니다. 복원 후에는 예전만큼 진달래꽃이 화려하게 피어나지는 않더라고요. 가을과 봄, 겨울 풍경을 담았으니 이제 여름 사진에 도전해 봐야겠어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

창덕궁 포토 스폿
궁궐전각 – 초봄 홍매화, 낙선재 앞 능수벚꽃과 모란 화계, 가을철 궐내각사의 은행나무
창덕궁 후원 – 중심정원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은 크게 궁궐전각과 후원 영역으로 나뉩니다. 후원은 반드시 예약 후 입장해야 하지만 궁궐 전각은 (입장료만 내면) 언제든지 관람이 가능해요. 창덕궁에서 가장 유명한 봄꽃은 홍매화입니다. 성정각 자시문 앞과 건너편 삼삼와 앞을 환하게 밝혀주는 창덕궁의 홍매 두 그루는 꽃잎이 유독 붉은빛을 띠고, 여러 겹으로 풍성해서 만첩홍매화라 불리며 이른 봄 시즌 화려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성정각 안쪽으로 들어가면 담장 너머 홍매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 있는데요. 이곳이 가장 인기 높은 포토 스폿입니다.

능수벚꽃가지 늘어진 뜰을 지나 낙선재 뒤편, 상량정 아래 화계에 피는 모란도 4월의 화려한 봄꽃입니다.
창덕궁 후원은 사실상 모든 장소가 포토 스폿입니다. 특히 가을에는 입장권 구입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현장 발권은 거의 기대할 수 없고, 관람희망일의 6일 전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예매가 가능하므로 날씨와 시기를 잘 예측하여 발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언덕, 창경궁

창경궁 포토 스폿
청사초롱 밝힌 홍화문
통명전과 양화당 뒤편의 언덕(자경전 터)에서 보이는 남산타워
창경궁 대온실과 춘당지

일제 강점기 때 창경원으로 격하되어 불리던 창경궁은 궁궐전각 대부분이 훼손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함양문에서부터 연결된 나지막한 언덕 위에서 남산타워까지 보이는 전망까지, 다른 궁궐에 비해 뒤지지 않는 매력으로 가득합니다.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은 다른 고궁과 달리 동쪽으로 나 있어서, 창덕궁을 먼저 관람한 다음, 함양문을 지나 창경궁으로 진입하는 동선이 더 편리합니다. 물론 야간개장 때는 정문으로 입장하게 됩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 청사초롱 밝힌 길을 따라 조선왕궁 법전중 가장 오래된 건물인 명정전까지 들어가는 동안 창경궁의 고요를 만끽할 수 있어요.

통명전과 양화당 뒤편의 언덕은 궐내에서 높은 위치에 있어 전망이 특별히 좋습니다. 이곳에는 원래 정조가 혜경궁 홍씨를 위하여 지은 자경전이 있었는데, 그 위에 서면 궁궐 기와지붕 사이로 남산이 보입니다. 녹음이 짙어지면 춘당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하얀 껍질이 특징인 백송과 주목이 자라는 연못가를 지나, 1986년 창경궁 복원 이후 우리나라의 자생 식물을 전시하는 대온실까지, 완벽하게 가꾸어진 정원을 볼 수 있어요.

대한제국의 법궁
“덕수궁”

덕수궁 포토 스폿
석조전 돌계단과 능수벚꽃
덕홍전 창살 너머로 비치는 모란과 철쭉

대한제국의 법궁이었던 덕수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 규모가 작은 대신, 동서양 건물이 함께 존재해 더욱 다채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4월의 어느 날, 제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대한문 바로 뒤편으로 보이는 눈부신 벚꽃길이었습니다. 벚꽃 시즌이 지나면 진한 모란 향이 덕수궁을 채우는데요, 덕홍전 뒤편의 화계가 그 주인공입니다. 모란과 철쭉의 진한 색이 덕홍전 창살을 통해 비쳐오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운영되는 석조전의 돌계단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아요. 정동까지 이어지는 덕수궁 돌담길은 워낙 잘 알려진 데이트 코스이며, 근처 서울미술관과 최근 조성된 돈의문박물관마을까지 하루를 충분히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고궁마다 사진이 특별히 잘 나오는 포토 스폿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런 장소마다 어김없이 긴 줄이 생겨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인 것 같아요. 삼삼오오 짝을 이뤄 기다리다가, 자신의 순서가 오면 미리 생각해 온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 암묵적인 약속. 필요한 경우 뒷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하는 사진 품앗이도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장면은 고궁뿐 아니라 전국 포토 스폿이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요. 30분은 보통이고 길게는 1시간 이상 줄을 서는 곳도 많은데, 앞사람을 재촉하기는커녕, 기다리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모습들이 인상적입니다. 인기 많은 포토 스폿에 사람이 몰리면서 우왕좌왕하거나, 자기 사진에 엉뚱한 남의 얼굴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시간을 투자해 기다리면서 내가 찍고 싶고, 나와 지인만 나오는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고궁에 가는 분도 많으시죠? 최근에는 고궁 근처에서 대여해 주는 한복의 디자인과 퀄리티도 좋아져서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아요. 낮 기온이 지금보다 더워지기 전, 서울의 고궁으로 사진 촬영을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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