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면 할머니가 바빠진다”..5060에 무슨 일이?

윤모(65)씨는 요즘 밤 10시만 되면 남편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이나 장 볼 거리가 없는지 묻습니다. 얼마 전 딸이 깔아 준 ‘마켓컬리’ 앱을 쓰기 위해서인데요. 온라인 쇼핑 앱인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주문해야 다음 날 아침 일찍 물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씨는 “처음에는 직접 식재료를 보지도 않고 주문하는 방식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써보니 편하다”며 “코로나 시대에 마트에 가기도 부담스러운데 사람과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편하다”고 했습니다.

요즘 윤씨처럼 온라인 쇼핑에 푹 빠진 5060이 많습니다.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인식되던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디지털로 꾸리는 생활을 받아들이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배달앱뿐인가요,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구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젊은 층과 중장년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있다. 중장년층의 배달 앱 이용과 OTT 서비스 이용 경험이 늘면서 이들이 디지털 시장의 ‘큰손’이 되어가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60대 이상 ‘디지털 소외’는 옛말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5060 중장년층의 디지털 소비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자사 고객 소비데이터를 토대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디지털 경제 관련 소비 증가율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온라인 업종 전체의 카드 결제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2021년 71% 늘었습니다. 그리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 증가세가 가팔랐습니다.

디지털 생활을 적극 누리지 않는 연령층으로 인식되던 50대 이상 디지털 소비의 증가세가 뚜렷했는데요, 2021년 50대 디지털 소비 이용 증가율은 2019년 대비 110%, 60대는 142%나 늘었습니다. 20대는 45%, 30대는 63%, 40대가 84% 증가한 것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 성장세이지요. 코로나19로 5060의 디지털 생활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셈입니다.

외식 대신 급증한 배달 앱과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결제도 4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는데요, 2019년 배달 앱 이용액의 80%를 2030이 차지했다면 2021년에는 이들의 비중이 67%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40대는 15%에서 24%로, 50대 이상은 5%에서 9%로 높아졌지요. 신선식품몰 이용액도 2030은 51%에서 42%로 비중이 줄었지만, 50대 이상은 14%에서 21%로 증가했습니다. 온라인 업계에서 5060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전반적으로 커졌습니다.

신선식품몰을 이용하는 소비 연령대 가운데 50대 이상 비중이 늘고 있다. 대표적 신선식품몰인 마켓컬리의 5060 소비자 성장을 분석한 표. /마켓컬리

◇ 5060의 놀이문화를 바꿔놓은 코로나19

은퇴 후 취미로 등산을 즐기는 이모(67)씨는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겨서 도통 집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각종 OTT 서비스를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씨는 “넷플릭스의 다큐 시리즈를 좋아하고, 얼마 전에는 애플티비의 ‘파친코’를 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티빙의 ‘내과 박원장’도 좋아하는 시트콤이다”며 “넷플릭스 상위 요금제로 바꿔 아들에게도 계정을 공유해줬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넷플릭스가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때로 혼자 보기 위해 태블릿PC까지 구입했다고 하네요.

주로 구독 경제로 돌아가는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티빙 같은 OTT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20대 이용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업종입니다. 그런데 2030 OTT 이용 비중이 2019년 73%에서 2021년 65%로 쪼그라들 때, 40대는 18%에서 22%로, 50대 이상은 9%에서 13%로 뛰었습니다.

코로나19가 중장년층의 여가 생활도 바꿔놓은 모습니다. 스마트폰 지문 인식만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간편결제도 이들의 소비 문화를 바꿔놓았습니다. 간편결제 이용량 중 50대 이상 비중이 2년 만에 9%에서 13%로 늘었어요. 40대 비중은 22%에서 24%로 높아졌습니다.

과거 20대가 절반 가까이 되던 OTT 서비스에 중장년층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콘텐츠는 주요 OTT 업체 6곳을 조사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이런 5060의 배달 앱이나 OTT 서비스 이용 경험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터넷 이용률을 높였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 사이 디지털 격차를 줄여준 셈이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1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 인터넷 이용률은 93%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60대 이상에서의 인터넷 이용률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6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94.5%로 12%포인트 늘었고, 70대는 49.7%로 17.9%포인트나 늘었습니다.

특히 60대의 인터넷쇼핑(41.2%) 이용이 전년 대비 9.8%포인트, 5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84.9%)이 전년 대비 5.8%포인트 늘어 전 연령층 평균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 5060 엄지족 잡기 나선 유통가

이제 비대면·디지털 생활에 눈 뜬 5060은 점점 온라인 소비의 큰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통가에서도 새로운 이들 고객을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되었죠. MZ세대가 아닌, 5060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만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NS홈쇼핑의 경우 실시간 쇼핑 방송인 라이브커머스에 중장년층 특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라이브커머스는 2030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죠. NS홈쇼핑 측은 장년층에게 인기가 좋은 패션 쇼핑몰 ‘조아맘’을 시작으로 여러 브랜드를 라이브커머스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TV홈쇼핑 주소비층인 중장년 소비자 상당수가 모바일로 유입됐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도 2021년 1~10월 5060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3%와 180% 늘었습니다. SSG닷컴 측은 신선식품, 가전, 명품 뷰티 등 5060 세대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유통가에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5060을 잡으려는 이유는 이들의 구매력에 있습니다. 일례로 마켓컬리에서 5060 소비자의 1회 주문시 평균 구매 금액은 전체 연령의 1회 평균 구매 수준보다 13% 높았습니다. 20대 평균 구매 금액보다는 43%, 30대보다는 8% 높았다고 하네요.

글 jobsN 유소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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