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볼 게 있냐” 물으신다면… 덜 알려져 더 좋은 성주 힐링 스폿5

참외와 사드(THAAD). 경북 성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가지였다. 어디까지나 직접 성주 땅에 발을 들이기 전 이야기다. 파릇파릇 신록이 올라오는 계절 성주에 갔더니 호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힐링 명소들이 곳곳에 있었다. 아직 성주 밖으로 입소문이 퍼지지 않은 곳이라 번잡하지 않아 더 좋았다.

나를 살리는 집_아소재

가야산국립공원까지 갔다면 추천하고 싶은 집이 하나 더 있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초입에 있는 한옥 카페 겸 스테이 아소재다. 아소재가 문 연 지는 15년이 됐다. 이곳 엄윤진 사장님은 그 나이 48세에 우연히 이 집을 발견했다.

“빈집이었어요. 

전세매매 놓는다는 플래카드 보고 바로 전화를 걸었어요.

그리고 곧장 계약하고 내려왔어요.”

차가 지나는 길보다 낮은 곳에 아소재가 있다. 입구를 지나치고 오르막에 다다르면 대나무 숲 사이로 아소재 지붕이 스쳐 지나간다. 색 바란 중후한 기와지붕과 바람에 부대끼는 파란 댓잎이 공간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아소재는 지은 지 35년이 됐고 성우당과 소미재는 70년 정도 된 집이다. 처음엔 살림집으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숙박업소와 카페로도 활용하고 있다. 엄윤진씨는 여전히 이 집에서 살면서 철마다 정원을 가꾸고 손님을 맞는다. 부엌이 딸린 소미재가 그의 처소다. 카페는 목~일요일에만 열고 숙박 문의나 예약은 전화로만 받고 있다. 서울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경력을 살려 2017년까지는 학생들 독서캠프도 진행했었다.

“아소재(我蘇齋), 나를 살리는 집이라는 뜻이에요. 성우당(星雨堂), 별이 비가 되어 내리는 집. 성주가 별이 참 좋아요.”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곳에서 ‘나를 살리는 집’에 살고 있는 엄윤진씨 표정이 참 편안해 보였다.

성주를 지키는 숲_성밖숲

이름 참 단출하다. 성 밖에 있어서 ‘성밖숲’이라고 부른 것이 아예 정식 명칭이 됐다. 성의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이름에서나마 옛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외려 고맙다. 성밖숲이라는 이름 덕분에 이 언저리에 성주읍성이 있었겠거니 떠올려볼 수 있다.

성밖숲에는 300년에서 많게는 500년까지 나이를 먹은 왕버들 52그루가 자라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성밖마을 아이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나갔고 이를 막기 위해 이곳에 왕버들을 심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이런 전설을 모르고 봐도 500년 된 왕버들은 신묘하게도 생겼다. 심하게 뒤틀린 육중한 몸통 표면은 마치 소용돌이가 치듯 질감이 살아 있다.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저 땅 깊숙한 곳 뿌리부터 힘을 끌어모아 결계라도 치는 듯했다.

몇백 년을 같은 곳에서 꼼짝 않고 선 나무에게 이렇게 웅장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느껴질 줄이야, 새삼 놀라웠다. 성밖숲이 부드러워지는 건 8월에 맥문동 꽃이 필 때다. 짙어질 대로 짙어진 왕버들 녹음 아래 보랏빛 맥문동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성주호 둘레길_부교 구간

성주호 둘레길은 총 길이 23.9㎞에 달한다. 아라월드에서 시작해 성주호 둘레를 따라 걷는 ‘성주호길(9.2㎞)’과 독용산 길을 따라 걷는 ‘독용산성길(6.2㎞)’ 구간을 많이 걷는다. 특히 성주호길 중 아라월드에서 금수문화공원 사이 3㎞ 구간이 가장 인기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성주호 옆 숲길을 따라 걷다가 호수 위에 떠 있는 부교를 지나 다시 깊은 숲으로 든다. 지금 계절 호숫가를 찾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때만큼은 물 위에 펼쳐지는 풍경에 집중을 한다. 막 피어오르기 시작한 신록이 호수 안에 그대로 담겨 완벽한 반영을 이룬다. 날이 흐려도 반영을 기대하고 아침 일찍 성주호 둘레길을 걸었다. 분명 바람도 없다고 느꼈는데 호숫가 수면 위로 잔바람이 부는지 반영은 생각만큼 안 나왔다. 다만 바람을 막아주는 부교 안쪽으로는 반영을 볼 수 있었다. 부교는 생각보다 짧았지만 나름 독특한 풍경을 보여줘서 걷는 맛이 있었다. 부교를 건너고 나면 온전한 숲길로 든다. ‘반달가슴곰 동면지역’이라고 적힌 현수막에 흠칫 놀랐다.

성주 최고의 매화 명소_회연서원

1974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된 회연서원은 조선 선조 때 유학자 한강 정구(1543~1620)를 모신 서원이다. 현재 서원 위치는 1583년 정구가 회연초당을 세우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1690년 숙종 때 현판을 사사 받아 사액서원이 됐고 1868년 서원 철폐령에 따라 훼철되었던 곳을 1970년 복원해 지금의 모습으로 꾸몄다. 사당과 강의를 하는 강당, 기숙사로 쓰인 동재와 서재 등 예스러운 건물들이 봉비암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다. 회연서원은 성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매화 명소다. 담장을 따라 심어진 매화가 3월이면 만개해 그 어떤 꽃보다 먼저 상춘객을 그러모은다. 서원 안으로 산책길이 조성된 것도 남다르다. 짧은 산책로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봉비암에 닿는다. 이곳에서 바로 성주에서부터 김천까지 이어지는 무흘구곡이 시작된다.

입소문 자자한 나들이 장소_성산동 고분군

성산동 고분군은 가야시대 만들어진 무덤이다. 1963년 사적 제86호로 지정된 이곳은 성산(389m) 능선에 위치한다. 성주가 가야의 땅이었다는 흔적이 바로 이 고분군에 있다. 나지막한 동산에는 마련된 유채꽃밭에 서면 성주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참외를 키우는 비닐하우스가 끝없이 이어지는 진풍경도 이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산책하기 좋아 주변 유치원 아이들도 이곳으로 자주 소풍을 나온다. 지난해 5월 개관한 전시관도 인기다. 어린이 체험실이 있어 성주는 물론 대구와 구미에서까지도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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