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질주하는 전기차株..”‘테멘’ 외쳐봐도 곡소리만”

테슬라 로고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기도하는 듯 두 손을 모은 모습을 합성한 짤. ‘테멘’이라는 신조어까지 합성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테멘’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주라면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테슬라’와 ‘아멘’을 합성한 신조어인데요, 테슬라 주식을 사놓고 오르기를 기다리는 테슬라 주주들의 염원을 담은 말이죠. 종교적 믿음에 가까울 정도로 테슬라 종목을 추종하는 이들을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테슬라는 우리나라 미국 주식 투자자들에게 지지를 받는 종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 순매수액을 살펴보면 TQQQ(Proshares Ultrapro QQQ)에 이어 테슬라가 2위를 차지 했습니다.

무려 10억272만달러(약 1조2163억원)를 쓸어담았지요. 2021년 한 해 동안엔 29억8000만달러(약 3조2300억원) 어치를 사들여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해외주식이기도 합니다.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는 미국 주식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2022년 4월 22일 종가 기준 1005.05달러를 기록하며 ‘천슬라(1000달러+테슬라)’ 명성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 서학개미들의 뒷골을 당기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4월 26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가 전일보다 12% 폭락한 889.3달러에 장을 마감한 것입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약 4%가 빠졌습니다. 나스닥 지수의 급락을 감안해도 테슬라 폭락의 충격을 지우기가 힘든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하루새 1260억달러(약 158조원)가 날아갔습니다.

어디 테슬라뿐인가요. 전기차의 미래에 투자하기로 한 서학개미들은 이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습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는 리비안도 10%가 떨어졌고,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도 9%가까이 주가가 폭락하며 17.6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4월 26일 미국 전기차 업체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테슬라는 하룻밤 사이 시가총액 158조원이 빠졌다. /픽사베이

도대체 미국 전기차 업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테슬라 주가 하락은 ‘파랑새’로부터 비롯됐습니다. 파랑새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로고입니다. 트위터 이사회가 4월 26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액 440달러에 자사를 매각하겠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것입니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 지분 9.2%를 가진 최대주주인데, 이로써 경영권까지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인수 자금입니다.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머스크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마진 론(margin loan, 차익 대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보유 주식 가치의 25%를 부채로 조달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인수자금 255억달러 중 테슬라 주식과 관련한 마진 론을 얼마나 책정했을지는 알 수가 없지요. 테슬라에게 파랑새는 재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정작 이날 트위터 주가까지 하락하며 뉴욕 증시에서 49.16달러(-4.91%)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테슬라 주주들은 앞으로 마진 콜(margin call, 투자원금 손실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 발생을 우려하고 있어요. 머스크가 마진론을 끌어오면, 테슬라 주가가 만약 하락하게 되면 대출금이 테슬라 주식 가치의 25%를 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일부 마진론을 갚아야 하는 것이죠.

마진콜 우려가 크지는 않지만 어쨌든 테슬라 주가에는 분명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머스크의 대출 여력은 4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괜한 부자 걱정일 수도 있겠네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자 이용하는 마진론 관련 주식 규모는 앞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머스크라면 자신의 트위터에 먼저 올려버릴 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요.

리비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경쟁업체가 전기 트럭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악재가 되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4월 26일 리비안 주가는 전날보다 9.5% 떨어진 30.68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완성차 업체 포드가 ‘라이트닝 F-10’의 전기차 버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죠. 이 모델은 포드의 인기있는 트럭입니다. 리비안의 대표 차종인 R1T, R1S와 경쟁하는 모델이기도 하지요. 포드는 사전예약으로 20만대 주문 계약을 받았다고 해요.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도 전 거래일보다 8.74% 떨어진 17.6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주주들에게 ‘공포의 파랑새’가 된 트위터. /픽사베이

하지만 이들 전기차 업체가 각각의 악재만 주가 하락을 불러온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 업계를 포함한 기술주를 아우르는 악재가 하나 더 있었어요. 바로 금리 인상입니다. 성장주 성격의 기술주 대부분이 금리 인상에 취약합니다.

금리가 오를 때는 기업의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려는 심리가 약해지죠. 즉 성장주에는 잘 투자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에요. 테슬라나 리비안, 루시드 같은 종목 역시 투자자들이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2년 5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시사하는 등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어요. 시장에서는 2022년 6월 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022년 5월 빅 스텝을 이미 예고한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2022년 6월과 7월 회의 중 한 번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75%라고 전망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하면 1994년 11월 이후 약 28년 만입니다. 이때는 서학개미들의 전기차 주가 하락 걱정을 넘어 우리 금융 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을 수 있어요. 이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200원선을 넘은 지 오래죠. 1300원까지 뚫린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러 모로 미국 연준의 입만 바라보는 서학개미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글 jobsN 유소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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