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정 어려운 탓..’ 수익률 높다는 중국의 ‘이 산업’은?

관혼상제(冠婚喪祭), 유교문화권에서는 이 네가지 예식을 정성을 다해 치른다. 특히 고인을 애도하는 상례는 큰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예를 갖춰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이런 마음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업체가 늘어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 뉴스는 중국 내 장례 비용이 천정부지로 뛰어 논란이 된 사건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남성이 사망 후 베이징 의대 제3병원 영안실에 3일 간 안치됐는데 3만 8000위안, 우리 돈으로 무려 720만 원이 청구됐다. 요금 내역에는 600위안(약 11만 원)의 식비와 5990위안(약 115만 원)의 샤워(스파)비용이 포함돼 있었다. 남부도시일보 또한 3월 말에 앞서 말한 병원에서 치러진 장례에서 감사 및 효도 명목으로 5990위안, 꽃 장식 비용 800위안(약 15만 원), 종합봉사료 3000위안(약 57만 원)이 청구돼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내무행정을 총괄하는 민정부(民政部) 공보담당관은 지난 11일 공식웨이보를 통해 “베이징 의대 제3병원 영안실 계약 업체가 불법 가격 책정 의혹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폭리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장례’라는 특수 상황 때문이다.

결혼이나 장례는 일회성 행사라 일상에서는 도드라지지 않는 산업이지만, 수익성이 좋아 관련 업체는 막대한 이익을 거둔다. 생명 보험사 썬라이프(SunLife)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평균 장례비는 약 3만 7375위안(약 718만 원)으로 평균 연봉의 약 45.4%를 차지한다. 중국의 장례 지출 비용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중국의 장례 업체는 고인에게 ‘마지막 식사 제공’, ‘샤워 스파 서비스’, ‘꽃 길’ 등 생소한 이름의 서비스를 비용에 포함하고 수의, 유골함을 원가의 2~3배씩 부풀려 받는다. 일부 업계 통계에 따르면 장례 업계의 이윤 마진은 2000%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거래소 상장사인 중국 최대 상조업체 푸서우위안(福寿园)의 매출총이익률은 80%에 달한다.

고령화 사회 진입한 중국,
기형적으로 수익성 높은 ‘폭리 업종’

대부분의 죽음은 갑작스럽고, 선택의 시간은 짧으며,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장례용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다른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와는 달리 흥정의 여지가 없다. 업체는 고인을 잃어 슬픔에 빠진 소비자들에게 값비싼 물건과 서비스를 권하곤 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에 1062만 명이 출생(1000명당 7.52명)했고, 1014만 명이 사망(1000명당 7.18명)했다. 간단히 말해, 분당 약 19명, 초당 0.3명이 사망한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은 2020년 중국 장례 산업의 시장 규모가 5000억 위안(약 95조 3600억 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사망자가 속출하자 중국서 장례용품을 수입하겠다는 주문이 폭증한 바 있다. 주로 시신을 넣는 가방과 관, 유골함에 대한 수요가 많았는데, 현지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시신 가방 수출 문의는 전월대비 2만2000%, 관 문의는 267% 증가했다”고 전했다.

첸잔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중국의 장례 산업의 시장 규모는 4114억 위안(약 78조 44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례 산업은 시신 처리, 장례 서비스, 묘지 서비스, 기타 제품 및 판매까지 하나의 거대한 산업 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묘지 판매 사업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청명절(淸明節, 4월 3일~5일) 기준, 상하이 푸둥신구에 위치한 푸쇼우위안 소유의 묘지 가격은 ㎡(평방미터)당 25만 8000위안(약 4900만 원)에 달했다. 집 값을 훌쩍 뛰어 넘는 가격이다. 실제 한국서 주거지역 가운데 가장 비싼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가 ㎡당 2920만 원(2022년 4월 29일 기준)이니, 중국의 묘지 가격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

베이징 6순환로 외곽 지역에 위치한 묘지 가격 역시 1㎡당 16만 위안, 한화로 약 3078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묘지를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는 끊이지 않는 반면, 묘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 죽지도 못 한다’는 말이 중국에서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렇게 묘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일부 사람들은 묘지를 부동산 투기하듯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지방 도시는 외지 호적자에 대한 묘지 구매 제한 등 제한 정책을 도입하며 부작용에 대비했다. 묘지 터를 일정 기준 이하로 줄일 경우 정부 차원에서 장려금을 지급하고, 매년 반복되는 묘지 가격 급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망자를 화장하도록 하는 권고 사항을 공개했다. 정부의 노력 덕에 화장 비율은 재작년 동기 대비 7.3%가 증가했다. 시민 의식 역시 화장장이 자연친화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매장이든 화장이든, 장례 건수가 많아짐에 따라 관련 업체는 호황을 맞았다. 2021년 푸쇼우위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2.9% 증가한 23억 2600만 위안(약 4471억 73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순이익만 7억 2000만 위안(약 1384억 4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A주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 장례 회사인 푸청(福成) 그룹 역시 2021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7610만 위안(약 146억 3320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14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은 4323만 위안(약 83억 127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장례 산업의 높은 이익률을 두고 ‘마오타이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할 정도다.

여전히 많은 문제가 산재하지만 중국의 장례 산업은 수익률이 좋고, 향후 전망이 좋아 많은 이들이 장례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중국의 장례 관련 기업은 9만 5000개에 이른다.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업체로 등록한 건수만 4397개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중국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장례 서비스 수요가 더욱 증가할 거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장례 서비스를 위한 O2O 서비스 플랫폼이 등장했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장례 진행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직 유교문화권에 속한 이들의 정서를 기술이 대체할 수는 없을 듯 싶다. 무엇보다 중국 장례 산업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규범의 표준화와 규제가 적절히 이뤄져 소비자들도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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