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늘어도 내 지갑이 여전히 가벼운 이유

물가상승, 금리 인상에 명목임금 떨어진 ‘합리적’ 현상

직장인들이 자주하는 말 가운데는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는 더딘데 교통비나 밥값, 세금은 지치지도 않는지 꾸준히, 그것도 빠르게 오르기 때문인데요. 그냥 푸념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통계적으로 이는 사실입니다.

2021년 1인당 월평균 임금 369만원…전년보다 4.6% 증가

소득 구간별 저임금 근로자 비중 줄어 ‘긍정적’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368만9000원이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6% 증가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6만2000원 늘어난 셈입니다.

직장 생활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미생’. /tvN

통계청 조사 결과를 봐도 2021년에는 코로나가 한창 심했던 2020년에 비해 근로자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졌습니다. 통계청이 2022년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가운데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를 보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1년 10월 기준 국내 임금 근로자는 총 2111만2000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는 10%(211만7000명)였습니다. 2020년 10월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고 응답한 근로자가 10.6%였던 걸 감안하면 1년 사이 0.6%p 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100만~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도 같은 기간 21.9%에서 18.6%로 3.3%p 하락했습니다.

임금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200만~300만원 미만 구간의 인원은 같은 기간 오히려 1.7%p 늘어 32.4%에서 34.1%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300만~400만원 미만과 400만원 이상도 각각 17.2%에서 0.9%p 늘어난 18.1%, 17.9%에서 1.3%p 증가한 19.2%를 기록했습니다.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근로자의 비중은 늘어난 것입니다. 통계상으로만 보면 2021년 하반기의 근로자들은 적어도 2020년 비해서는 월급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0년 만에 최고치 기록한 소비자물가상승률

근로자 평균 대출액 10% 증가…2017년 이래 가장 많이 올라

기준금리 0.5%→1.5% 인상, 1인당 대출이자 65만원 늘어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진 건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왜 월급은 올랐는데 우리 직장인들의 삶은 더 팍팍해진 것일까요. 그건 아마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와 이를 방어하기 위해 올라가는 금리, 그로 인해 더 무거워지는 은행의 대출 이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점점 높아지는 물가./ 픽사베이

일단 물가만 봐도 그렇습니다. 물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인 소비자물가지수를 토대로 살펴 보겠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매월 통계청이 작성해 공표합니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 산출을 위해 전국 37개 도시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481개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의 가격을 조사해 기준 시점인 2020년의 소비자물가수준을 100으로 한 지수 형태로 발표합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경기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되기도 하며 화폐가 가진 구매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도구이기도 합니다. 연도별로 살펴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2018년 99.1에서 2019년 99.5 수준으로 소폭 올랐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1년 102.5로 급격히 치솟았습니다. 2020년은 기준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가 100입니다.

이 소비자물가지수를 활용하면 근로자들이 받는 실질임금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실질임금은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임금을 의미합니다. 통장에 찍히는 명목상 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뒤 곱하기 100을 해 구합니다.

조금 더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매달 명목임금 2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이 사람이 즐겨 마시는 커피가 한 잔에 1만원이라고 해봅시다. 이 사람은 한 달간 열심히 일을 하면 커피를 200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올라 커피가 한 잔에 2만원으로 오른다면 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커피는 100잔으로 줄어듭니다. 이 경우 이 사람의 실질임금은 100만원이 되는 셈입니다. 200만원을 받아도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의 가치가 1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 소비자물가지수를 대입해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을 구해 보면 368만9000원 수준이었던 2021년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359만9000원으로 낮아집니다.

2021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5%로 2011년의 4%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물가 상승랠리가 2022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2022년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도 3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4.1%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이와 비슷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3%대를 유지하고 임금상승률은 2021년도(4.6%)와 비슷하다고 하면 사실상 월급이 올라도 오르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올라가는 금리는 일반 가계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을 키운다. /조선 DB

물가가 높아지면 시장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기준금리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기존의 0.5%에서 0.75%를 금리를 한 차례 올린 이후 2022년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높여 왔습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들이 돈을 유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올라갑니다. 그 다음 수순은 이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는 일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2000억원 늘어납니다. 대출자 1인당 연평균 16만1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를 토대로 환산하면 기준금리가 0.5%에서 1.5%로 올랐으니 대출자 1인당 늘어난 이자부담은 연평균 65만원 가량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일자리 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 자료를 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임금근로자들의 평균 대출액은 4800만원 수준입니다. 이는 2019년에 비해 10.3% 증가한 것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수 천만원대 빚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니 월급이 올라도 먹고 살기는 더 어렵다는 이들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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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모으는데 추가 금리가 덤이네”…MZ세대 줄 세운 ‘이것’

누군가는 ‘티끌모아 티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각박한 세상, 티끌이라도 모아야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내 월급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주머니 속 푼돈이라도 아껴야 할 때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게 소액 예·적금 상품이다. 이미 MZ세대 사이에선 6개월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매주 1000원,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