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사람의 인식을 단번에 바꿔버린 장소

안녕하세요?
엔데믹 시대의 여행을 연재하게 된 에디터 휘서입니다.
두 번째 시간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인상 깊었던 여행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스웨덴 왕립도서관과 우드랜드 묘지인데요. 스톡홀름을 찾는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두 관광지를 담았습니다. 도서관과 묘지를 통해 본 스웨덴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럼 지금부터 두 곳의 여행지로 떠나보시죠.

스웨덴 왕립도서관을 찾아서
스웨덴은 아름다운 도서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 역시 두 도서관이 유명하다. 스톡홀름 시립도서관과 왕립도서관. 그중 왕립도서관을 찾았다.

왕립도서관의 열람실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은은한 조명이 도서관 곳곳을 비추고 있었다. 주요 열람실은 한눈에 보아도 역사적인 건물임을 알 수 있었다. 높은 천장과 장식적인 기둥, 차분한 색감의 책상과 의자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왕립도서관은 천년 이상의 자료를 보관하는 국가의 수장고로서 국립도서관이기도 하다. 스웨덴은 1661년부터 모든 인쇄물 자료를 발간할 때마다 한 부씩 국립도서관에 보내도록 법으로 제정했다. 최초의 목적은 검열을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스웨덴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역할을 했다. 1900년대 후반에는 소리, 동영상, 컴퓨터 게임으로 확대되어 전자 자료까지 포함하고 있다.

나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열람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공부에 매진 중인 사람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머리를 질끈 묶은 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책과 모니터 속을 응시하고 있다. 지知의 숭고한 현장을 보는 듯했다.

위층에 위치한 서가를 천천히 거닐었다. 오래된 양장본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다. 그중 몇 권을 뽑아 펼쳐본다. 몇 백 년 된 텍스트. 언어를 이해할 순 없었지만 당대의 역사가 담긴 책이 온전히 보관된 모습이 묘한 감동을 주었다.

도서관에서 신기했던 건 갖가지 장정 방식이었다. 가죽 또는 천으로 책을 싸고 책등에는 금박으로 제목과 표식을 새긴 모습. 옛 애서가는 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양장하며 기쁨을 누렸다 한다. 분야별로 색을 달리하거나 한 가지 가죽으로 통일하는 등 맞춤 디자인을 한 셈이다. 오늘날에는 사라진 문화, 오래된 도서관에서는 옛 방식의 양장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1층으로 내려와 열람실 끝 문을 열고 들어가니 또 다른 열람실이 나온다. 이곳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증축한 건물인 듯 현대적인 감각을 물씬 풍겼다. 한쪽에는 컴퓨터도 구비되어 있어 자료를 찾으며 공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천장에는 단순하고 멋스러운 조명이 가득했다. 조명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북유럽 다운 감각이었다.

도서관은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그중 하나가 유럽의 주요 신문을 필름으로 보관한 장소. 르몽드, 가디언 등의 신문을 연도별, 필름 형태로 보관하고 있어 사용자가 언제든 꺼내볼 수 있다. 도서관은 책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각종 자료를 체계적으로 저장한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밖에 컴퓨터실, 각종 간행물을 볼 수 있는 공간, 회의실 등이 층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을 충분히 탐방한 후 다시 길을 나선다. 도서관 주위는 푸른 나무와 잔디가 둘러싸여 있다. 시민들이 편하게 오가는 장소로 손색이 없었다.

*Tip 도서관 입장 전 무료 사물함에서 짐을 보관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보관한 후 가벼운 마음으로 내부를 둘러보자.
**Tip 스톡홀름 시립도서관과 스웨덴 왕립도서관은 약 1.5km 떨어진 위치로 가깝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두 곳을 동시에 돌아보는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스웨덴 사람의 인식을 바꿔버린 숲의 묘지
스톡홀름에서 꼭 가고 싶었던 장소 중 하나는 바로 Skogskyrkogården(우드랜드 묘지)였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숲의 묘지’로도 불린다. 도심 중앙에서 지하철을 타고 남쪽으로 20여 분 달리면 도착하는 공동묘지. 스톡홀름 시립도서관과 더불어 군나르 아스플룬드를 대표하는 건축으로 꼽힌다. 건축에 관심이 있거나 탁 트인 공간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이곳을 들러볼 만하다.

역에서 내려 가지런한 가로수 길을 따라 몇 백 미터를 걷자 탁 트인 공간이 펼쳐진다. 80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세워진 아주 너른 묘지였다. 보드라운 잔디 위에는 다양한 비석이 자리했다. 봉긋한 형태의 우리네 묘지와는 달리 비석만 세워진 형식이라 생각보다 많은 수를 볼 수 있다.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된 모습으로 추모객들이 남기고 간 각종 꽃과 식물이 드문드문 놓여 있었다.

이곳의 특이한 점이라면 소나무 숲 사이 곳곳에 묘지를 조성했다는 것. 스웨덴의 장례 역사를 거슬러 가면 연유를 알 수 있다. 육체의 부활을 기대하는 기독교 교리가 지배적이었던 유럽 사회에서는 화장이 금기시된 문화였지만 인구 증가와 도시 과밀화로 인해 토지가 부족해지자 화장과 공동묘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죽으면 숲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을 지닌 스웨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화장에 강력한 거부감을 지닌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었을까? 이를 타개할 묘안으로 작용한 것이 바로 숲의 묘지였다. 소나무 숲이 가득했던 땅에 화장 묘지를 만들면 자연스레 숲으로 회귀한다는 연상 작용을 일으킬 게 분명했다.

아스플룬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웨덴 사람들의 화장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한 나라의 문화적 인식을 바꾸는데 건축이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평온한 묘지를 바라보다 잔디가 드넓게 펼쳐진 언덕으로 발길을 돌린다. 묘지 부지의 중앙은 언덕으로 향하는 길. 공원을 연상시킬 만큼 푸른 기운이 가득했다.

이곳은 묘지이지만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천천히 걷는 노부부, 개와 산책 나온 앳된 학생, 얕은 숨을 몰아쉬며 뛰는 사람들이 스쳐갔다.
죽음이 스민 공간이지만 암울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추모객과 더불어 한편에선 이렇게 일상이 공존했던 것이다.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광경이 꼭 인생의 단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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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사람이 필수로 생각한다는 이것

안녕하세요?
엔데믹 시대의 여행을 연재하게 된 에디터 휘서입니다. 앞으로 열네 번의 연재를 통해 다양한 여행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첫 시간은 북유럽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납니다. 스웨덴 수도이자 북유럽 최대 도시 스톡홀름에서 만난 풍경과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스톡홀름 입국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운행하는 직항 편이 없어 경유지를 거쳐 입국해야 했다. 인천에서 이스탄불을 거쳐 19시간 만에 스톡홀름에 닿았다. 입국 당시 편도 티켓만 보유하고 있어서인지 입국 심사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스톡홀름에서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크루즈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다. 이곳이 좋으면 하루 이틀 더 머물 수 있으니 출국 날짜를 정하지 않았는데 아웃 티켓이 없다는 이유로 꽤나 깐깐한 입국 심사를 받아야 했다. 스웨덴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숙소를 예약했는지, 여행 경비는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등의 여러 질문이 이어졌다. 입국 심사관에 이어 공항 경찰과도 대화를 해야 했다.

입국 심사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이제껏 여행한 나라 중 가장 깐깐한 심사였다. 이런 과정을 겪고 싶지 않다면 아웃 티켓을 준비해 캡처해 두거나 심사관을 설득할 영어 대화를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Tip 인천-스톡홀름 편 항공은 시기, 요일에 따라 가격과 노선이 달라진다. 경유지로는 헬싱키, 바르샤바 등이 가깝고 이스탄불, 도하 등의 경유지도 있으니 참고할 것.

** Tip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이다. 사이트 내 해외안전정보 >최신안전소식 >안전공지 >코로나19 관련 각국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실시 국가를 클릭하자. 국가별 최신 정보를 취합한 첨부파일(코로나19 확산 관련 각국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조치 현황)이 보통 2주마다 업데이트된다. 입국 유의사항 및 준비 서류가 상세히 나와있으니 꼭 확인할 것.
스톡홀름의 상징, 감라스탄

인터넷에서 스톡홀름 여행 정보를 검색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보이는 사진이 바로 감라스탄의 이 건물일 테다. 감라스탄 지구는 스웨덴의 올드 타운으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곳. 고딕, 바로크, 로코코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을 볼 수 있으며 상점, 카페, 레스토랑 등이 골목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감라스탄 지구 내에서 가장 예쁜 색채를 보여주는 이 건물은 스톡홀름을 찾은 관광객이 가장 많이 사진을 찍는 장소이다. 한껏 기대를 하고 찾아갔음은 물론이다. 막상 실물을 보면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놀라게 된다. 여느 유럽의 광장처럼 규모가 있는 광장인 줄 알았으나 한 블록 정도의 미니 광장이었다. 특별한 기대보다는 아기자기한 매력을 느끼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찾자.

한동안 광장 안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을 구경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곳을 본 후 위쪽 골목으로 빠지면 기념품 가게,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가가 이어지니 자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올드 타운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보자.

*Tip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본인의 일정에 맞게 교통권을 구입할 것. 교통비가 상당히 비싼 편이므로 교통권 기한 내에서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편이 낫다. 트램과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시내 곳곳에 효율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스톡홀름 시내 돌아보기

인구 100만이 넘는 스톡홀름은 대도시에 속하지만 번잡스럽지 않았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릴 법한 시내 중앙 광장 쪽도 한산했고 어디를 가든 사람에 치인다는 느낌이 없었다. 발길 닿는 대로 스톡홀름을 걸었다. 북유럽 선진국답게 거리가 깨끗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숙소 근처 동네에서 마주친 공원에는 늦은 오후의 해를 받으며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여유,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모습 등 현지인의 일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스웨덴 사람의 보통 일상을 느끼고 싶다면 가까운 공원을 들러보자.

꼭 가고 싶었던 관광지 외에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걸으며 스톡홀름을 배회했다.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나만의 스톡홀름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 한결 즐겁고 설렜다.

각자의 우선순위 여행을 마친 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돌려보자. 스톡홀름의 진정한 매력이 이때부터 찾아올지 모른다.
디자인 토르옛

북유럽에 왔으니 디자인 소품 숍을 구경하기로 한다. 세르옐 광장 안 쇼핑몰에 위치한 디자인 토르옛. 광장 인근에서 한참을 헤맸는데 알고 보니 쇼핑몰 안에 위치해 찾기가 힘들었다. 지도상에는 정확한 위치가 표시되지 않는다.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면 입구에서 가까운 쪽에서 찾을 수 있다.

편집숍의 구성은 책상, 선반, 의자부터 조명, 문구, 소품류까지 다양했다. 여행 중 소소한 구경거리를 찾고 싶다면 가 볼 만한 곳. 단, 국내 북유럽 편집숍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소품류 위주로 구경한다면 득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부러 찾아가기보다는 인근 광장을 둘러볼 때 들러보기를 권한다.
피카(Fika) 타임
스웨덴은 피카 타임을 중시한다고 한다. 피카는 동료, 가족, 지인 들과 시간을 내어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문화로 스웨덴 사람들에게 ‘멈춤’, ‘휴식’의 의미를 지닌다. 많은 스웨덴 사람들은 매일 피카 타임을 갖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피카 타임을 나눌 친구는 없었지만 여행 중 멈춤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걷다 보면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나타난다. 글로벌 커피 체인점은 눈에 띄지 않았고 스웨덴식 카페가 종종 나타났다. 조용해 보이는 카페 한곳에 들어갔다. 핫초코와 시나몬 롤을 시켜놓고 창밖을 응시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거리에는 오늘의 일상을 이어가는 스톡홀름 사람들이 스쳐갔다.

스웨덴 여행은 바지런히 다니는 일정보다 느긋하게 동네를 거닐고 늦은 오후 차 한 잔을 마시며 마무리하는 일정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톡홀름을 거닐다 마음에 드는 카페가 있다면 피카 타임을 가져보자.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스웨덴 사람들 속 나만의 멈춤이 고요하게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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